사람은 타고난 기질과 성격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주위 환경에 따라, 위치에 따라, 나이 등에 따라 모드는 계속 전환해갑니다. 본질은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무드에 따라 모드를 전환해가죠.
태어나서 외동인지 첫째인지 둘째인지 막내인지에 따라서도 각자의 모드는 변합니다. 외동은 외동만의 모드가 드러나고요. 장남 장녀같은 첫째달은 또 그에 맞는 모드를 자신도 모르게 장착합니다. 막내들은 포지션때문인지 애교를 은연 중에 베어나오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죠. 입학할 땐 어리버리한 신입생다운 모드로 들어갔다가 졸업쯤에는 어엿한 선배 모드로 변합니다. 졸업 후 사회에 발을 내딛고선 다시 미숙한 사회 초년생, 햇병아리 신입사원 모드가 됩니다.
연애를 시작한다면 혼자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남친 여친 모드가 됐다가 결혼을 하면 새신랑 새댁 모드로 변하고요. 양가 사이에서는 사위와 며느리 모드를 변신을 하죠. 아이가 생긴다면 또 엄마 아빠 모드로 대전환의 시기를 거치게 됩니다.
저 역시 나란 본질은 바뀐게 없지만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총각모드 - 새신랑 모드 - 사위모드로 변해야했고요. 신입 모드 - 대리 모드 - 팀장 모드 - 창업가 모드로 삶의 태도와 방식을 바꿔가야했습니다. 만약 그 시점마다 갖춰야할 모드를 전환하지 못한다면 다음 모드로 넘어가는 일은 쉽지 않았을 겁니다.
같은 나이지만 온라인 상의 나라는 사람은 하루에도 몇번씩 모드가 변합니다. 장소와 사람들의 무드가 바뀌면 거기에 적용하는 무드를 착장해야 하니까요. SNS만 해도 페이스북과 인스타에서의 내 무드는 내가 생각해도 좀 많이 다릅니다. 물론 그래야 환영받는 다는 생각에 그렇게 소통해야 환영을 받는다는 걸 느끼고 수시로 모드를 옮겨가며 소통을 합니다. 링크드인이나 커리어리, 리멤버 등의 플랫폼들도 각각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그에 맞는 모드를 장착한 사람이 인기가 있고 환영받는 걸로 아는데 거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전하기에는 모드 전환에 따른 피로도가 굉장할 것 같아 자제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가 다양해지면서 커뮤니티마다의 무드도 각양각색입니다. 그에따라 내 모드도 바뀌기 마련이죠. 어떤 곳에서는 전문가 모드였다가 어떤 커뮤니티는 아무것도 몰라요 모드로 변하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이 발에 치이는 커뮤니티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제가 거의 부장님급의 무게감으로 인식되는 곳에서는 아무래도 촐랑맞고 가볍게 말하기 조심스럽죠. 약간은 엄근진 모드를 착장합니다. 반면 어떤 모임에서는 제가 나이도 경력도 가장 짧은 막내라면 적극적인 학생 모드로 돌아가게됩니다. 두손이 나도 모르게 앞으로 모이고 머리는 숙여지는 공솜 모드가 됩니다.
이렇게 상대나 환경에 따라 나의 모드는 계속 바뀝니다. 그런데 저는 이 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이는 내 의식 깊이, DNA에 까지 새겨져 내려오는 변화에 적응하려는 생존의 본능이 아닐까 싶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모드에 대해 말했지만 브랜드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브랜드를 론칭했을 초기에는 도전자 모드로 좀 더 적극적이고 도발적인 자세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거만하게 챔피언 모드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이 어렵겠죠. 하지만 챔피언에 가까워진 성숙한 브랜드가 돼서도 그런 태도를 유지한다면 그것 또한 좋게 보이진 않을 듯합니다.
브랜드의 본질을 잃지 안돼 브랜드가 처한 상황과 타겟에 따라 모드를 조금씩 바꿔가면서 살길을 개척해 가는 게 오래도록 생존한 사랑받는 브랜드다 될 것입니다.
6년전 1인 회사를 시작하고 오롯이 ‘혼자 모드’로만 3년, 네트워킹을 통한 ‘파트너십 모드’로 3년을 했습니다. 앞으로의 3년은 또 어떤 모드로 해 나갈지 고민 중입니다. 이런 생각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앞으로 해나갈 사업의 방향을 생각하니 현재 모드의 변화를 떠올리게 됐습니다.
사람도 사업도 세상도 절대 멈춰있는 법은 없네요. 살아있는 생물같습니다. 어디에서 살아갈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할지는 모르겠지만, 그에 따라 나의 모드는 언제든 변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물론 그 변화의 무드에는 맞춰 모드는 변하겠지만, 본질은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