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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현수 Jun 16. 2023

뚫어서 보고, 통으로 보고

인사이트의 요건

인사이트! 인사이트! 인사이트! 경영, 브랜드, 마케팅, 기획 관련 글을 읽거나 일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인사이트’가 아닐까 합니다. 영어 Insight라는 말을 뜯어보면 안(in)을 보는 것(signt)이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우리말로는 통찰( 洞;꿰뚫을 통, 察 ; 살필 찰)이란 한자어로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본다’는 뜻이죠.


그렇다면 인사이트는 왜 이렇게 일하는 데, 살아가는 데 강조되는 걸까요?


그건 역설적으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우리가 진짜 알아야 할 것들이 숨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본질과 핵심은 우리 알아 보기 쉽고 편하게 알아서 눈앞에 나타나주지 않으니까요. 꼭꼭 숨어있는 이치와 원리를 보기 위해서 필요한 게 바로 '인사이트'겠죠.


저는 인사이트라는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관점이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의미의 정의를 위해서요.


그 중 하나는 ‘뚫어 보기’입니다.


보통 우리가 인사이트를 얘기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표면에 보이는 현상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기술이죠. 보이지 않는 본질, 핵심을 꿰뚫어 보는 눈이고요. 현상에 현혹되지 않고 현상이라는 결과가 일어난 원인을 보는 눈입니다.


이 눈을 갖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현상에만 매몰되지 않고 현상 이면의 이유와 원인 생각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겠습니다. 그러려면 왜?라는 물음표를 달고 다니는 습관을 필수이겠죠. 이런 눈을 갖기 위해서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람 마음도 그렇습니다. 한 사람을 오랫동안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이 왜 이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속마음을 알게 되잖아요. 그 속 마음을 바로 알게 된 건 아닐 겁니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과 경험의 데이터가 쌓여 보이지 않던 마음이 조금씩 보이는 거죠. 단번에 꿰뚫어 본 게 아니라 경험의 데이터를 통해 그 사람의 속마음을 높은 확률로 알게 됩니다. 결국 마음을 아는 일도 경험 데이터의 싸움입니다.


사람 마음과 비슷하게 어떤 산업, 기업, 브랜드의 이면의 모습을 뚫어보고 속사정을 알 수 있는 것도 결국 경험의 데이터가 중요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성공 요인들도 사람 마음속을 들여다보듯이 잘 관찰하다 보면 질 좋고 정확한 데이터를 살피다 보면 그 경험들이 그 브랜드들의 속사정들 알 수 있는 인사이트가 생깁니다. 그런데 이러려면 그만큼 그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하겠죠. 그러려면 일단은 대상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합니다. 궁금한 걸 파고 들어가 주위 깊게 살펴볼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도 진정한 인사이트가 만들어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요건이 필요한데 그게 ‘통으로 보기'입니다.


어떤 대상의 일부만 보는 게 아니고, 전체를 보고 그 주변 상황까지 넓은 시야로 바라보는 것이죠. 흔히 나무가 아닌 숲을 보라는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통으로 보기 위해서 필요한 건 뭘까요? 일단 여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유는 자신감에서 생깁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공을 걷어내기 바쁘다면 여유가 생길 수 없겠죠. 여유는 결국 자신감과 실력에서 나옵니다. 경기 전체를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조율하는 중앙 미드필더 모드리치처럼 말입니다. 눈앞에 공만이 아니라, 공 주위를 둘러싼 선수들과 각각의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 그리고 관중들의 반응들까지 경기장 전체를 감싸고 있는 공기의 흐름과 팀 간의 기세까지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통으로 보기'와 '뚫어 보기'가 함께 해야 진정한 인사이트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능력이 어느 날 갑자기 하루아침에 장착되진 않겠죠. 머리를 싸매고 며칠 공부한다고 생기는 능력도 아닐 것입니다. 결국 이 인사이트라는 눈을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꾸준한 호기심을 갖는 것, 공부하는 자세를 갖는 것, 상황을 넓게 바라보는 연습 등을 해보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생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눈을 장착하고 좀 더 매서워진 시각과 더 넓어진 시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날을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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