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무 집중하고 집착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걸까요. 백프로의 힘이 아니라 팔십프로의 힘만 썼을 때 오히려 결과도 좋았던 경우를 정말 많이 봐왔습니다.
왜 그럴까를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목표점에만 집중하면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습니다. 여유가 사라지면 현재 내 상황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적당한 속도로 잘 가고 있는지 방향은 올바른지 잘 모릅니다. 모든 힘과 신경이 목표에만 꽂혀있으니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나 속도에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목표만 뚫어져라 보고 있을 집중력을 조금만 나눠서 주위와 내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점검하는 시간을 쓰면 참 좋을텐데 말이죠.
야구 경기에서도 이런 경우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공에만 백프로 집중해서는 투구 동작에 속아 헛스윙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공을 제대로 맞추려면 투수의 투구 동작도 함께 살펴야 하는데 말이죠. 공이 맞아 나아가는 곳을 미리 예상해 보는 시뮬레이션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오히려 온신경을 공에만 집중할 때보다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습니다.
주먹이 날아오르는 궤적에만 백프로의 신경쓰는 복서는 일격에 KO패 당하기 쉽습니다. 다음 펀치를 예상할 수 없으니까요. 이십프로의 힘을 남겨 상대의 움직임 하나 하나를 살피는데 써야 자신이 날릴 펀치의 타이밍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저에겐 그 이십프로의 환기 장치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같은 SNS도구들입니다. 대부분의 하루를 컴퓨터 앞에 보내야 하는 저희같은 사무직 사람들에게는 업무에 집중해있던 집중력을 살짝 느슨하게 하는 역할을 해주는 공간이죠. 팔십프로의 힘으로 업무를 하다가 간간히 이십프로의 힘으로 하는 SNS는 생각보다 좋은 작용을 하더라구요. 어떨 땐 막막하고 답답한 문제가 페북 어딘가에서 본 단어 하나에, 인스타에서 본 사진 한장에, 풀리는 마법을 가져오기도 하니까요. 온 몸과 신경을 던져 일에 전념할 때보다 왔다 갔다 하는 게 경우에따라 순간 집중력을 최대치로 올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성공적인 업무 목표를 위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위해 SNS를 정서적 환기 장치로 적극 활용하는 편입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보고서의 어깨를 이완시키기에 이만한 딴짓이 또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정보나 지식, 생각의 교류도 일어나지만 이 곳을 움직이는 주체도 결국 사람들이다 보니 혼자서 외롭게 고군분투하다가도 때론 위로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서적으로 상당히 혜택이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