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지>를 읽고
아는 사람의 책은 잘 읽힌다. 아니 들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하다. 음성 지원이 더욱 완벽하게 되면서 의미뿐 아니라 느낌까지 전해진다. 이 책이 그랬다. 금방 빠져들어 읽었다. 그 동안 내가 얇게 알았던 최익성 작가의 삶과 생각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는 많은 두려움들과 마주한다. 떠날 거라는 두려움, 낙방할 거라는 두려움, 사라질거라는 두려움, 비난 받을거란 두려움. 인생은 어찌보면 이 두려움들과 싸워나가는 과정이다.
이럴 때 떠올리는 말이 있다. ‘두려움은 내 마음 속에만 존재하는 거라고’. 우리 대부분이 실체도 없는 오직 마음 속에서만 일어나는 이 두려움과 매일 싸운다. 뻔히 알면서도 두려움이라는 존재를 떨쳐낼만한 용기를 가지기는 일이 참 쉽지 않다.
그룹 회장님 앞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 당당함, 회사 구성원들을 위해 자율성을 유도하고 포용하는 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려는 개방성. 한 회사를 이끄는 리더로써 용기가 필요한 지점에서 의연하게 행동하던 작가의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다. 내 기준에서는 가장 어렵다고 생각되는 일. 사람과 조직의 마음을 헤아리는 HR 전문가로서의 경험들이 이런 용기의 뿌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커리지>는 이런 저자의 경험과 행동의 근간이 되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의 묶음이다. 옆에서 말하는 듯한 문체로 때론 따듯하게 때론 따끔하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다. 그 생각이 뜬 구름 잡는 생각이 아니라, 직접 실행을 통해 깨달은 것들이라 더 마음에 와닿았다.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배움은 어쩌면 ‘용기’라는 과목을 배우는 일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배움은 용기를 직접 내보고 실험하고 실행해본 사람에게서 배우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또한 용기를 내기 전에 용기를 담아낼 그릇(용기)도 충분해야 한다. 이 용기의 모양과 크기가 어떤가에 따라 쓰임새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지금 어떤 용기를 내야하고, 앞으로 더 가져야할 용기는 무엇인지에 관한 용기의 형태를 결정해가는데 있어서 이 책이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 삶의 용기 가이드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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