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을 다녀와서
몇 주 전에 국내 최대 쇼핑 테마파크라는 ‘스타필드’를 다녀왔다.
전체적인 느낌을 말하자면 그야말로 신세계다 !
이 말에는 두가지 감탄의 의미가 있다. 하나는 '신세계'다운 행보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고객 경험의 '신세계'를 열었다는데 있다.
정식 오픈 첫날이라 주차하는데만 꼬박 한시간이 걸렸다. 그날 하남 일대가 거의 주차장이 되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한다.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은 주차를 위해 끝없이 늘어선 차들 뿐만이 아니라 넘실대는 사람들의 행렬에서도 느낄 수 있었는데, 더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나치며 들리는 방문객들의 반응이었다. 마치 놀이동산에 온 아이들처럼 다들 한껏 들떠 있고 신기해 하는 표정들이었다. 일반 쇼핑몰에서는 느낄 수 없는 뭔가 다른 분위기의 공기가 실내를 감싸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성공하겠다는 느낌을 감지할 수 있는 가장 큰 포인트는 주출입구의 매장들이었다. 보통의 쇼핑몰이라면 가장 목 좋은 1층은 돈 많은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목 좋고 넓은 1층 입구를 라이더들을 위한 스테이션과 카페, 애견인들을 위한 카페와 숍들이 입점하고 있다. 다수의 고객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고객의 마음까지도 챙기려는 배려가 느껴진다. 그런 마인드 하나 하나가 구조와 외형은 비슷하지만 다른 쇼핑몰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을 고객들의 마음 속에 그려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소비시장에서 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축소될 것이다. 가장 큰 타격은 분명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이마트'가 될 것이다. 이미 많은 부분에서 온라인 마켓이 대형마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미 2-30대의 젊은 세대에서는 대세가 된지도 오래다. 이제는 정말 가끔씩 가게되는 대형마트는 예전에 재래시장에서 느꼈던 편안하고 정겨운 기분마저 든다. 처음 대형마트를 경험했을 때의 흥분된 기분에 비교하면 정말이지 초라할 정도다. 그만큼 이 시장의 카테고리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더 이상 새로운 경험을 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물건을 팔기 보다는 새롭고 흥미로운 체험을 선사하기 위해 사람들을 끌어 들여야 한다.
물건을 팔았다면 이젠 체험을 팔아야 된다는 얘기다. 체험을 위한 거대한 공간이 완성형으로 끝난다면 의미가 없다. 새로운 상품과 브랜드, 그리고 체험들이 고객들의 요구에 의해 물갈이가 되는 곳이여야 한다. 새로운 경험의 물줄기가 계속해서 흘러야 한다. 스타필드를 보면서 이러한 점을 신세계는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필드는 먹고 마시고 즐기는 체험을 몸소할 수 있는 '컨텐츠 몰'이다. 그냥 '쇼핑 몰'과는 다른 차원의 공간인 것이다. 여기에서는 상품을 쇼팽백 한가득 담아 나오는 쇼핑몰 초기의 모습은 의미가 없다. 사람들이 즐거움과 휴식을 마음에 품고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먹거리 마실거리 볼거리가 그러한 측면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스타필드의 공간은 온라인의 다양한 재미의 요소들을 가진 플랫폼이 마치 오프라인으로 구현된 인상을 받았다. 여기에서 다양한 체험의 컨텐츠들이 융합되고 교차되는 경험의 정거장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실어 나를 것이다. 여기에 시원하게 펼쳐진 미사 강변의 풍경은 그러한 경험의 만족도를 더욱 근사하게 만든다.
사실 신세계라는 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다. JAJU가 MUSI를 베끼고, 노브랜드가 프랑스 브랜드를 베끼고,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코스트코를 베꼈다고 인상을 받았었다. 해당 브랜드에서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소비자 입장에서도 좀 민망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글로벌 소비문화-특히 미국식의- 환경을 우리 실정에 맞게 잘 들여와 소비의 질을 한단계 업그레드 해준다면 나쁠 것도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차피 소비는 숙명이다. 이왕 하는거 폼나고 근사하게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소비자입장에서는 대환영이다.
선진국의 쇼핑 테마파크야 얼마든지 많겠지만 그 문화를 국내의 정서에 맞게 기획하고 만들어내는 것 또한 굉장히 어렵고 중요한 일일 것이다. 선진 소비 문화의 '신세계'가 그들 나름대로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데 긍정적이다. 스타필드를 다녀와서 바뀐 생각이다. 물론 골목 상권까지 침해하는 대기업의 독과점은 반드시 경계해야한다. 하지만 스타필드식의 스케일이 남다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는 얼마든지 찬성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덩치 큰 기업들만이 할 수 있고 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 영역의 확장 이 외에 최근 돋보이는 활동은 브SSG라는 온라인 브랜드와 ‘쓱’이는 광고 캠페인이다. 경쟁사와는 확연히 다는 새로운 감각의 이미지 포지션이다. 유통의 최대 라이벌인 롯데에 비해 점점 고급스러워지고 더 독특해지고 있다. 광고라는 매체가 최근 브랜딩의 최소한의 수단이 되었고 그 역할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채널도 너무 다양해져서 이제 TV광고가 이슈가 되기도 힘든 시대에 있다. 이런 어려운 시대에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툴로써 TV광고를 활용하는 능력도 굉장히 돋보이는 점이다.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이 어필해야할 지점을 잘 찾고 이슈화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 보인다.
최근 최대의 라이벌인 롯데가 123층 월드타워를 건립하며 수직 경쟁에 열을 올리는 사이 신세계는 착실하게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수평으로 확장하며 확실하게 자신들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신세계가 넓힌 땅덩이의 크기보다는 소비자들의 삶 속에 흥미롭고 신선한 감각을 불어 넣을 소비의 신세계가 머리 속에 자리 잡혀 가고 있다는데 정말 중요한 의미가 있겠다.
앞으로 개척해갈 신세계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 브랜드 컨셉 빌더 ⓒ BR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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