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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넷 더 브릴리언트 Nov 19. 2024

교전수칙 1. 일은 원래 어수선한 것이다

회사에서 일이, 업무가 질서 정연하게 순서를 기다리면서 내 책상 앞으로 와주면 얼마나 고마울까.


하지만 이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중간관리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왜 그럴까. 왜 중간관리자의 책상은 매일 어수선할까.


우리 회사는 협력업체로부터 물건을 납품받아서 협력업체의 플랫폼을 통하여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관공서가 출동한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당사자가 벌써 다섯이다. 우리 회사, 공급업체, 플랫폼업체, 소비자, 관공서. 사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업체가 3~4개 정도 더 나오기도 하는데 이건 그냥 넘어가자. 글이 너무 길어진다.


물건이 생산되어 유통되고 소비되는 과정에서 벌써 5개의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이 플레이어들이 부지런히 상호 작용하는 동안 별별 문제들이 다 터진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너무나 불완전한 존재인 사람, 즉 인력을 중심으로 상호작용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고, 그 문제들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업무들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A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B라는 업무가 추가로 들어오고, 그 와중에 다른 팀으로부터 C업무가 곧 개시될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는다. 그 보고를 받는 와중에 상급자가 불러서 A업무가 왜 아직도 처리되지 않았냐고 질의한다. 이에 대한 해명을 하다 보면 내 이메일에는 B업무에 대한 자료가 도착하고, 이를 검토하다 보면 C업무의 기안서가 정식으로 제출되어 있다. 그리고 A업무 관련하여 협력업체에서 통화 좀 하자고 전화가 온다.


이런 식으로 동시에 몇 건을 진행하다 보면, 일정 시간대부터는 어질어질 혼미해진다. 이러한 일상의 어수선함을 인정하고 이를 관리할 업무 방식을 개발하지 않으면, 중간관리자 직급부터는 고생을 좀 하게 될 것이다.


현재 돌아가는 업무들의 리스트를 만들고, 그 업무들의 중요도를 냉정하게 평가하며, 그 중요도를 기반으로 우선순위 업무부터 해결해 나가는 노하우가 요구될 때가 많다.


일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원하지 않는 타이밍에,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들어오는 업무들도 결국 내 업무 아니겠는가. 해내라고 하면 해내는 시늉이라도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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