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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서 Apr 12. 2023

이유

 

친구는 묻지

너는 말로장생을 그렇게 좋아하고

공연장에서 깡충깡충 뛰면서

삐뚜루는 아니냐고


나는 있잖아

한 사람을 맹렬히 좋아하는 것이 더 어려워

그가 손을 들었다고 가슴이 뛰고

목소리를 들었다고 꿈같지 않아


그의 계획에 나를 맞추고

같은 사람들끼리 연대를 이뤄

해석하지 않고 소화해 버리는

누군가의 얌전한 조건은 아닌가 봐


그런데 왜 계속 선 위에 있냐고 물으면

노래가 좋고

생각이 좋고

무엇보다

삐뚜루의 삐뚜루를 이해할 테니까


그리고

행복한 사람을 보는 것이 너무나 행복해서.




<그림 : 블라디미르 쿠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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