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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서 Mar 20. 2023

남천


네가 그 고독이란 놈이구나

새벽녘에 찾아와

내 발 밑에 웅크리고 앉아

한시도 떼지 않고 노려보던 눈


무리가 놀던 호수가를 서성이다

마침내 어울리려고 도약하던

수많은 파노라마 너머

남천 한그루가 빨간 열매를 내뱉으려던

바로 그때에도

뒤통수를 잡아끌던 그 눈


낙심하며 토해낸 숨 뒤로 오한이 돌고

돌아는 가지만 패배는 아니야

아직은 너를 버릴 비책이 없어

오도마니 일어나 앉아

그 눈을 상대해


피할 수 없다면 진격만 남을 뿐

이제는 각오해 내가 앉았어

오기 서린 눈발은 침묵을 삼키고

한 입을 크게 벌려 너를 소화시키면


다시 누워

남천 보러 갈 거야

나는 다시 누워

남천 보러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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