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에서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길 기다리다가
하늘에서 비가 오길래 문득,
일기를 써 보기로 했다.
브런치에 공개는 하지만
누가 읽던 말던
하트를 누르던 말던
그냥 속에 있는 말을 손가락을 이용해서 꺼내보기로 했다.
일기라면서 공개하는 이유는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남들이 알아도 전혀 부끄럽지 않을 수 있도록
단련하고 싶어서이다.
어제 끝나버린 관계는 내 실수라는 자책
사람들이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말하고 싶은데 혓바닥으로 눌러두고
빙빙 돌려 다른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
그 근처는 내 존재가 들킬까 봐,
마주칠까 봐 무서워서 가지도 못하고
자꾸만 뒷골목으로 가는 나를 마주하는 순간의 '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고 계속 알림을 보내는
브런치의 AI 깜빡이 때문에 미안해하는 마음도 벗고 싶다.
아무거나 써도 되니까,
재주 없는 솜씨로 주섬주섬 키보드를
더듬지 않아도 되니까.
일기니까
글을 올리고 도망가고... 올리고 도망가고...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내가 나를 받아주지 않을까.
그때까지...
오늘이 1일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