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봐

by 벼리울

"지켜봐"

한마디 말에 너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다. 좋은 사람인지 물어보는 말에 '지켜보라니, ' '내가 좋은 사람이 아니면 어쩔 건데, '라고 들었다면 이해할 텐가.


그렇게 너와 거리를 두기 위해 노력한 나. 그런데 왜인지 주근깨 가득한 그의 얼굴이 자꾸만 아른거렸다. 왜 보고 싶지? 멀쩡한 치아에 금이 간 듯 시리고도 따끔하게 자극되는 무언가. 이성의 틈을 파고든 알 수 없는 이질감에 그를 불렀다.


"우리 대화가 필요한 것 같아."

"내 생각도 그래."


그렇게 우리는 곰장어를 안주로 소주잔을 연신 부딪혔고, 서로의 이야길 가득 내뱉었다. '나는 종교가 있는 사람이라, 곧 직장을 그만둘 예정이라, ' 우린 몇 번의 회피와 어필을 반복했고, 서로의 오만과 편견을 정정하길 반복했다. 그 끝엔 '지켜봐'라는 말에 대한 오해가 언급되었는데, 너는 나의 말에 코웃음 치더니 그저 본인의 자신감이었단다.


'지켜봐'라는 말에 그런 의미가 있었다니. 그동안 편견을 갖고 널 지켜본 내가 조금은 미워 네 손을 꼭 잡았다. 그 이후에도 이어진 몇 번의 대화. 그리고 다시 느꼈지 뭐야. 너의 말 한마디는 바위보다 무겁다는 걸.


그리고 오늘, 내가 뱉은 말. "지켜봐 줘." 너와의 카톡에서 '지켜보라'는 말을 꺼낼 줄이야. 이전까지는 미처 몰랐던 단어의 의미. 너의 시선을 나에게 담아달란 뜻이었구나.


한 마디 단어에 너의 심정을 전부 담다니, 넌 정말 멋진 사람이었다. 그렇게 또 하나의 의미를 배운 날. '난 너와의 미래가 궁금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 그러니까 지켜봐 줄래? 너와 함께 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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