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멋모르던 때에는 참 쉬운 게 감정이었다?
술만 마시면 정신을 못 차리던 그를 만나는 것도
창피하다는 말도 뱉어도 널 이해하고,
오늘만 이라는 말을 믿어주는 것도.
네 품에 안겨 눈물 자국을 남기고, 이번엔 정말 끝이라 말하는 것도.
시끄럽게 술잔을 비우고 담배를 태우는 것도.
전부 쉬운 감정이었어.
손 잡는 것도 설레어 잠 못 이루던 아이에겐 말이야.
선과 악을 모르는 나는 온종일 너를 공부할 뿐
나라는 사람은 비워두었거든.
채워주지 못한 사랑은 타인을 통해 얻고,
본집을 남겨두는 삶이었어.
여행이라 말한 것은 내가 만난 모는 사람과 사랑을 품었으니
웃음이 많고, 밝은 아이는 어른이 되는 것도, 사랑도 참 쉬울 거라 생각했지.
사랑의 무거움을 안다고?
너무도 가벼워서 잡을 수 없는 것이 사랑 이래.
매일을 사랑한다 말해도 육신의 무게만 늘었으니.
돌아다니느라 지치지 않냐는 말에
질리지도, 힘들지도 않다 말한 나는
피노키오였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