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ttle Dream - Sarah Kang'
새벽 1시 32분. 또 과거의 글을 읽어봅니다. 그때의 감정을 보니 저는 생각보다 딱딱하고 무덤덤한 사람이 되었네요. 이별에 울고, 후회하던 제가 떠날 사람은 떠나야 한다며 글을 쓰고 있으니 말입니다.
요즘 저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하루에 한 단어에 대한 생각을 적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는데요. '신념, 회복, 바다'까지 너무도 익숙하고 쉬워 보이는 단어임에도 글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가끔은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세 시간 동안 글을 쓰기도 했어요. 이럴 때 위스키 한 잔만 있으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어쩌다 보니 금주를 한 탓에 세 번 정도 글 제출일을 놓쳤습니다.
또 하루가 지났습니다. 2023년을 마무리하며 그동안 고생했다며 스스로를 감싸준 것 같은데 말복이 지나 비가 내리더니 내일은 조금 쌀쌀할 것 같아요. 잠에 들어야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핑계로 불을 켜두었습니다. 불을 끄면 내일이 올 것만 같거든요.
어젠 오랜만에 사람과 대화를 나눴고, 오랜만에 의무가 아닌 마음으로 글을 남겼습니다. 별 내용은 아니지만 작은 회복을 느낀 것 같아요. 오늘 하루는 먹고 자고, 누워 있기의 연속이었고, 저녁이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곤 글을 썼습니다. 이틀이나 단어가 밀리다니 조금은 게을러졌군요.
요즘에도 바쁘냐는 말을 들었지만, 사실 요즘처럼 안 바쁜 날이 없습니다. 지금부터는 출근도 퇴근도 없이 프리랜서 같은 삶을 반복할 테니 통장 잔고가 조금 더 버텨주길 바라야겠죠. 여행 계획을 짜야하는데 지금은 그냥 멈춰 있고 싶네요. 내일은 운동이라도 해야겠어요. 땀을 흘려야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또 다른 취미가 생겼습니다. 그동안 미루던 카카오톡 정리를 시작했어요. 전에는 차단을 하는 게 부담스러워 차마 지우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삭제 버튼만 누르면 된다니 참 편하지요. 학생 때부터 성인이 되어 스쳐 지나간 많은 이들이 떠올랐습니다. 결혼한 이부터 평소와 같은 얼굴의 이까지 다양하게 있네요. 사실 이름을 보아도 사진을 보아도 모르는 이가 더 많아 당황한 것도 사실이에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번호를 받아온 건지 연락이라도 해볼 걸 그랬습니다.
최근 저에게는 고민을 말해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사실 어떤 고민에도 진지한 상담을 해줄 수 없어 그것도 고민이 되었습니다. 힘이 들 때 생각나는 사람이라 감사한 것도 사실이지만 나 또한 누군가의 품에서 운 적이 언제인지 까마득한걸요. 한숨이 그나마 큰 감정표현이란 것도 웃긴 일입니다.
아침에는 막장 드라마를 정주행 했는데요. 어머니와 딸이 난리 치는 모습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현실보다 막장일 수 있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봐요. 가족이 있다는 감사한 마음에 "엄마 고마워"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돌아온 답은 "네가 먹여 살려줘 이제"라는 말이었지만, 그럼에도 전 부모님 품에 있을 생각이에요.
요즘 들어 어떤 글을 적어야 할지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블로그에 끄적이든, 인스타나 메모장에 끄적이나 전부 진심을 잃은 듯한 느낌도 들어요. 진솔함만으로 살았던 내가 언제부터 이런 사람이 되었는지. 가끔 "비 내린 창가에 앉아, 꿈을 꾸는 그댈 응원하겠소"라는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는데 어떤 노래인지 알 수 없어요. 음만 기억할 뿐 실제 가사는 전부 잊었거든요. 시작과 끝이 없어진 느낌도 듭니다. 부럽다는 생각도 축하한다거나 밉다는 감정도 잊은 요즘이에요.
여러분들의 오늘은 어땠나요?
여러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