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날이었죠.
일주일 내내 돈가스란 돈가스는 다 찾았으면서
정작 "어떤 음식이 제일 좋아?"라는 말엔 "난, 빙수 좋아해." 라며 거짓을 말했어요.
그림을 그린다거나 글을 쓴다거나 노래를 흥얼거린다든가 소소한 것을 좋아한다며 본격적으로 종이를 꺼내면 멍 때리기 마련.
노래방에 가는 걸 극심히 꺼리곤 하죠.
내가 좋아하는 건 무엇일까? 고민이 찬 하루였어요.
무엇을 좋아하냐 묻는데 입은 왜 이리 무거운 건지.
사실 아직도 제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어요.
출근길 백구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문득 서운함이 들던 날.
"산아~"라는 말 한마디에 달려오던 백구가 멍하니 자리에 있던 날인가.
말도 모를 가축에게 괜스레 서운함을 표 냈습니다.
늘 약속 없이 찾고, 기약 없이 떠난 건 나인데 말이지요.
좋아하는 건 늘 변하고, 나조차 일정하지 않으니
무엇을 바라고, 어떤 확답을 하겠어요.
그저 전 내 앞에 있는 네가 좋아.
난 널 좋아해.
혹은 지금 이 음식이 너무도 좋아,라는 말만 뱉는 거죠.
뭐든 가변적인 삶, 즐겨보자더니
무엇을 좋아하냐는 질문엔 답을 못한 날.
그러게요.
당신에게 무엇을 좋아하냐 묻기에도 무거운 하루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