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만 일.
태어난 지 9999일이라는 말에
무언가 특별할 것 같던 날.
머리에 남은 숙취는 사라질 생각 않고,
기이한 꿈을 꾸었지.
막상 하루가 끝나 10,000일이 되니
느껴지는 허탈감.
배우는 것이 제일 좋다는 그이의 말처럼
앞으로 얼마나 많은 기억을 품을지 모르겠다.
나를 위한 향수를 구입하고, 가고 싶던 전시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과 보낸 하루.
세 시간이 넘는 이동길도 감당되는 건
젊음이 주는 특혜 아닐까.
복권점에 들린 날.
사실 내가 산 건 오늘의 행복일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