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숨기고,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 하루.
우리는 서로 속고, 속이는 세상에 살고 있다.
나는 늘 감정의 그늘 속을 헤매어 왔고,
검은 틈에 기대어 숨을 쉬었지.
위태로운 사람을 좋아했던 것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 이를 사랑한 것도 전부 내 탓.
네가 나에게 보낸 시간과 감정을 알지만
무시한 것도,
전부 외면하지 못한 채 내 마음을 드러낸 것도 내 잘못이다.
모든 걸 내던지고 널 사랑한다 말했을 때,
시간을 달라고 했었나.
시간을 주면 내 마음이 변할까.
급속도로 달려가던 날.
내가 갑작스레 사라진다면 어떡할지 묻는 말에
떠나면 떠나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말한 네 탓일까.
나를 놓아버린 네가 너무도 미워.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나를 속이고, 또 속인 밤.
네가 밉다 말하면서도,
네 생각을 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