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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벼리울 May 13. 2024

잠과 밤 사이.

아마 소녀는 그런 생각을 했대.

우리가 만난 건 인연 아닐까 하는 생각 말이야.


사실 너에게 쓴 모든 시간과 열정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날.

나는 마음이 조금 아팠어.


인생은 타이밍이란 말처럼 괜히 타로점을 보고 사주를 보러 다닌 날.


처음엔 연하가 나타난다더니 이젠 남자가 없다는 거 있지?

자잘한 인연은 많아도 지금 나에겐 올 사람이 없다는거야.


전부 빠그라진다는 그 말이 왜 이렇게 기억에 남는지.

그때부터였나 너에 대한 생각을 접기로 했어.


그럼에도 두 차례의 노력을 하고,

세 번째로 너를 부른 날.

피곤하다 했나 내 마음은 그때부터 조금씩

둥실 떠오른 것 같아.


비때문에 만나지 못한 것도 맞지,

네 품이 좋았던 것 같은데 이젠 그 온기도 모르겠어.


세세하게 내 이야기를 듣고 기억해주었나.


박고지를 내어주며 이런 저런 말을 했지?

난 그런 네 모습을 기대했고,

넌 나에게 사케 한 잔 주겠다 말했어.


모자 아래 탱글탱글한 네 피부가 부러웠나

웃는 네 모습이 좋아 아쉽기만 한 하루였어.


네가 떠난 날 찾아온 그는 모든게 흥미로웠대.


훅 다가온 그가, 훅 사라진 날.


역시 모든 건 타이밍일까, 운명이 기구해.

감겨오는 눈커풀을 밀어내며

나를 데리러 온 네 생각을 접었지.


잘자. 잘자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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