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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 Sep 26. 2023

책 팔려면 서점 광고해야 되나요?

인생은 타이밍! 서점 광고도 타이밍!

"서점 광고 집행 결괏값을 보고 싶은데요, 어디서 볼 수 있나요?"

"SCM에서 판매데이터에 따른 지역/연령/성별 분포 정도 확인 가능하세요."

"아 그 데이터 말고 구매 전환율이나...뭐 그런..."

"그와 관련해서 저희가 별도로 제공해 드리는 건 없습니다."

"네? 없다는 게 무슨 말씀일까요?"

"말 그대로 따로 결괏값을 볼 수 있는 페이지가 따로 없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구요."

"아...정말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말씀이군요."


처음 서점에 광고를 했을 때가 생각난다. 새롭게 출간된 책을 서점에 광고하라고 해서 일단 구좌를 잡아 적지 않은 금액을 태웠다. 정해진 기간의 광고가 종료된 이후에 서점 담당자에게 우리가 광고한 것에 대한 결괏값을 보고 싶은데 어디서 확인할 수 있냐 물었더니 그런 거 없다고 했다. 엥? 이게 무슨 소리? 거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오?(feat. 영화 <신세계> 이정재) 하지만 정말 없었다. 오. 대박적 대박. 천만 원이 넘는 금액을 서점 광고에 태웠는데, 얼마나 노출이 되고 구매 전환률이 얼마인지 등 지표를 하나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다. 마케팅을 오래했지만, 이거야 말로 신박한 창조경제가 아닌가. 대동강물을 팔아먹은 김선달이 문득 떠올랐다.


자주 드나드는 출판 관련 카페에 자주 등장하는 질문 중의 하나가 '서점 광고 효과'에 관한 것이다. 책을 냈는데 서점에 광고를 해야할 지 말아야할 지 고민이라며 서점 광고의 효과에 대해 궁금해한다. 이 질문에 출판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아마 누구도 '해도 된다' '하면 안 된다' 라고 명확한 답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따지려면 투자한 광고비 대비 노출/판매 등의 값을 알아야 그 효과에 대해 검증을 할텐데 그런 데이터가 전혀 없기 때문에 명확하게 답해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각 서점에서는 광고구좌를 판매한다. 서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가장 노출이 잘 되는 웰컴페이지(첫 화면) 팝업광고가 1주일에 300만 원 내외다. 그 뒤로 200/100/150/50만 원 등 다양하게 구좌가 구성되어 있다. 비용을 생각하면 메이저 출판사가 아니고서 이런 서점 광고에 비용을 태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300만 원을 태워서 300만 원 상당의 수익을 내려면 대체 1주일에 몇 권의 책을 팔아야 할지 역으로 계산하면 답이 나온다. 근데 그 마저도 정확히 계산할 수 없는 것이 광고집행 결괏값을 서점에서 제공하지 않으니 광고집행 익일(혹은 전주 대비)에 발생하는 SCM에 찍히는 판매숫자를 보고 가늠하는 수밖에 없다. 어제 10권이 팔리던 책이 광고를 하고 나서 5권이 판매 되었으니 대략 5권 정도 판매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서 단순 노출과 누적되어 쌓이는 홍보효과 등의 정성적인 지표들은 배제되어 있다. 이러다 보니 출판업계 관계자더라 하더라도 서점광고가 효과 있냐는 질문에 답을 하기가 참 애매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만이 출판사들 사이에서 분명히 존재하는데 서점은 명확한 해결책을 제공할 의사가는 없어보인다. 대신에 이런 문제제기를 누그러뜨릴 장치(나의 뇌피셜)로 서비스 광고라는 걸 제공하고 있는 것 같다. 서비스 광고는 집행하는 광고비 대비 대략 정해진 비율에 맞춰서 남아있는 구좌중 몇 개를 포함해서 패키지로 주는 개념이다. 이 서비스 구좌는 기본적으로 광고 담당자 재량의 영역이라 광고 담당자와 얼마나 가깝게 지내느냐에 따라 서비스 요율이 아주아주 약간 달라질 수 있다. 그 마저도 아쉬운 마케터이기에 불만을 토로하기는 커녕 잘 봐달라고 읍소할 수밖에.


서비스 광고구좌 500만 원으로 2주간 서점 광고를 하기로 했다고 치자. 일단, 각 서점 광고 담당자(알라딘은 담당MD가 담당)에게 아래 내용을 포함해서 메일을 쓰면 된다. 담당자는 해당 내용을 확인 후에 금액에 맞춰 1주 차/2주 차 광고구좌 좌를 구성해서 보내온다. 담당자가 보내온 광고구좌는 보통 신청금액 대비 100%내외에서 서비스구좌가 포함되어 있다. 즉, 500만 원 광고비를 태우면 대략 1천만원 상당의 구좌를 받는다는 말이다. 그러니 서점에서 광고비를 태울 때는 이런 서비스 광고구좌까지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짜는 게 그나마 마케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왜 결괏값 안주냐고 징징대봤자 당장 달라질 건 없을 뿐더러, 당장 중요한 건 우리 책의 노출이니까. 참고로, 패키지로 구성된 구좌에서 웹/모바일 구좌 등 일부를 담당자와 협의해서 조정도 가능하니 주는 대로 무조건 OK 할 필요는 없다.


[광고구좌 요청 항목]

1. 도서명 2. 분야 3. 금액4. 기간 5. 비용처리 방식(지불공제 or 비용입금) 6. 기타 필요한 요청사항


*서점별 광고상품은 아래 사이트에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으니 참고!

/ 알라딘 https://image.aladin.co.kr/img/files/aladinAd_ver202304.pdf

/ 예스24 https://www.yes24.com/company/AdInfo.aspx

/ 교보문고 https://ad.kyobobook.co.kr/


No.2 예스24는 일정기간 내 트래픽 1위를 전면에 내세워 광고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알라딘은 짧막한 광고상품 소개를 바로 보여주고 자세한 상품을 미리보기로 제공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1위 플랫폼답게 1등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광고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결괏값이 불확실한 광고상품 중에서도 유일하게 판매수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광고상품이 하나 있다. 바로 LMS 광고다. 각 서점에서는 타겟문자를 광고상품으로 모두 가지고 있는데, 기본 5천 통 발송기준으로 1백만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LMS 발송과 관련해서는 다음에 다시 한 번 다루겠지만, LMS는 발송 즉시 각 서점 실시간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반응이 온다. 11시에 LMS를 발송했으면 12시부터 실시간 베스트셀러로 도서의 순위가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하루 동안 어느 정도의 판매가 대략 이루어졌는지 다음날 확인할 수 있으니 100% 정확하진 않지만 분명 대략적인 구매 전환률은 뽑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누군가 무조건 서점에 광고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조언을 구하면 LMS를 추천한다. 비용도 다른 구좌에 비해 저렴(?)한 편이고 즉각적인 판매를 기대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LMS가 드라마틱한 판매숫자를 보여주지는 않으니 이 점은 참고하길.


며칠 전에도 출판 관련 카페에 서점 광고를 해야하는 지를 묻는 글이 올라왔다. 그 글에 관계자의 댓글이 인상적이었다. 대략 이런 의미를 담은 비유였는데,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작가나 이미 독자의 반응이 판매로 검증된 책은 서점 광고가 분명 효과가 있지만 무작정 하는 광고는 쉽게 말해 돈지랄일 수도 있다고. 덜컥 출판사를 차리고 책을 만들었는데, 막상 어디서 마케팅을 해야할 지 몰라 아몰랑 일단 서점 광고 고고!! 외치는 분이라면 꼭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길 초강력하게 권한다. 불투명한 서점 광고는 정말로 타이밍 싸움이다. 어느 순간에 날개를 달 수 있을 지 백만 번 고민하고 피 같은 광고비를 집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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