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쇄를 찍자
4년 전 출판 업계에 투신하면서 <중쇄를 찍자>를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아껴두었던 마지막 단행본 20권을 읽었다. 활보하는 공간은 달랐지만 만화 속 주인공인 신입 편집자 쿠로사와가 좌충우돌 성장하는 모습에 나를 투영시키며 많이 배우고 생각했다. 스스로 진심을 가지고 일 하는 것과 책에 진심인 사람들에 대해.
공교롭게도 <중쇄를 찍자> 마지막 권을 읽는 시점에 나의 출판 커리어 1막도 끝을 냈다. 작년 말부터 나를 옭아매던 일들에 대해 가열하게 구했던 답은 모두 진심(眞心)으로 귀결되었다. 답을 구하고 나니 요동치던 일상은 다시 평온과 평범으로 수렴되었다. 그래서 나는 이 상태를 만끽하며 잠시 쉬었다가 다시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모처럼 무계획이 유계획이고, 유계획이 무계획인 호시절이다. 속아도 꿈결이고, 속여도 꿈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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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모두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