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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로콜리 May 04. 2020

내 주변엔 지나가는 똥개도 3개 국어를 한다.

언어 소질 진짜 없는 내가 4개 국어를 하기까지... 

20대 초반 필리핀으로 겨우 (힘들게) 1년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겨우 영어라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원래 교환학생이라는 게 원래부터 언어를 잘하고 그래도 교내에서 좀 똑똑한 애들을 보내서 현지에 내놓다음 언어를 더 잘할 수 있도록 연습시켜주는 하는 프로그램이 다. 하지만 당시 외국에 가보고는 싶지만 평소 내 영어 실력이 워낙 개판 인데다가 객관적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줄 '토익'점수마저도 끔찍했다. 하지만 아주 가끔씩 나가는 교회에서 주님이 내 기도를 들어주신 걸까? 내가 지원한 딱 그해,  '정원 미달' 이라는 엄청난 행운을 잡아 나는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영어과 교수님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고 필리핀을 다녀왔다. 




필리핀에서 6개월 만에 (아주 늦은 편이다) 입이 트여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엔 호주에 가서 유럽 애들과 한방 쓰며 영어를 놀면서 배우고 브라질애들과 바비큐를 그리고 인도/네팔 애들과는 같이 일하며 영어로 농담을 따먹기 시작했다. 책으로 배우기는 죽어도 싫고 기존에 있는 영어를 자유롭게만 쓸 수 있는 연습을 주야장천 했다. 그렇다 나는 진심으로 놀면서 영어를 배운 케이스이다. 아무튼 전 세계 사람들과 '영어'라는 것으로 소통하는 재미에 빠져 영어라는 것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물론, 놀기 위해선 영어를 알아듣고 뱉어내야 하는 수준까지 도달하려고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아참, 뻔뻔함 그리고 막무가내는 원래 내게 장착된 게 아녔던지라 처음엔 좀 고생했다. 

@ 아주 설렁설렁 독일어 어학원을 1년 정도 다녔다

스위스에 와서도 또다시 독일어라는 언어를 배우려니 골치가 꽤 아팠다. 영어라는 산을 겨우 넘었는데 이젠 살아야 하니 필수로 배워야 하는 다른 위치에 서있지만 여전히 문법들을 배우고 입에 익힐 때까지 기다리는 건 쉽지 않았다. 게다가 일단 영어를 배울 땐 할 줄 아는 외국어가 없으니 쥐어짜서 영어를 써야 했지만 영어에 없는 성(der, die, das)이 포함된 이 망측한 독일어를 배우려고 하니 뭐만 안되면 자꾸 '영어'로 sos를 쳐댔다. 게다가 내가 사는 이곳은 독일도 아니고, 스위스 독일어가 가득한 촌구석 스위스에서 표준 독일어를 자유롭게 내뱉기 까지는 2.5년 정도 걸렸다.


여기서 하나 알게 된 건 "필요함 + 절실함" 합쳐지니 영어보다는 독일어가 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간절함"하나 추가를 하고 싶다. 마지막에 영어와 독일어 부스트를 올린 몇 사건들은 말하자면 바로  나를 성질나게 만든 사건들이었다. 예를 들어 말을 못 해서 호구가 된 이야기, 말을 못 알아 들어서 시청이나 이민국에가서도 개차반 당한 것들이 이에 포함된다. 집에 와서 이불 킥을 해도 소용없는 내 인내심 테스트의 끝장판 사건들이 공부를 해서 다시는 똑같은 일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길로 인도했다. 


하지만 여전히 책으로 공부하기 싫은 건 영어 때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준이 오르다 보니 대화로 외국어 수준을 올리기엔 한계가 있어 요즘 어쩔 수 없이 단어책이나 신문을 들여다보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나 자신 조차 믿기기 힘들게 새로운 언어를 "스스로" 인지해서 배우는 경험을 한다. 웃으라고 하는 소리지만 내 주변을 둘러보면 지나가는 똥개도 3개 국어를 한다. 그 3개 국어는 사는 지역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표준 독일어, 영어 그리고 프랑스어이다.  유독 스위스가 4개 국어나 공식 언어가 있다 보니 이곳에서 기본교육을 받은 애들: 독일어권(독일어권 - 취리히, 루체른, 베른 도시를 일컫는다)에서 6년짜리 초등학교만 졸업해도 스위스 독일어, 표준 독일어, 영어 or 프랑스어를 구사할 수 있다. 게다가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력서에 4개 국어는 기본으로 쓴다고 봐도 좋다. 


언어 소질 진짜 없는 내가 아직도 영어와 독일어로 어떻게든 밥벌이를 하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에 대해 

친정부모님은 아직도 신기해하신다. 아직도 내 마음속엔 시간을 더 투자한 영어가 독일어보다 더 편한 건 사실이지만 독일어는 더 배우면 좋고, 안 배워도 아쉽지는 않은 단계까지 도달했다. 게다가 나는 여유도 조금 갖게 되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유럽 사람들이 '스페인어'를 영어만큼이나 많이 사용한다는 걸 알았고 최근 친구가 남미 사람과 결혼을 해서 엄청나게 빨리 스페인어를 쓰게 되는걸 눈으로 보니 나 또한 스페인어를 스스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나는 매일 1시간씩 스페인어를 스스로 필요와 재미에 의해 배우고 있다. 


영어, 독일어 그리고 3번째 외국어인 스페인어는  정말 놀랍게도 독일어 배울 때보다 곱절은 속도가 붙어 공부할 있었다. 정말 놀랍게도 스트레스도 없으며, 당장 스페인어를 쓸 환경이 아니지만 배운 지 3주 만에 나는 혼자서 10개 이상의 문장을 네/아니 오를 넣어 완벽한 문장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 윗줄에는 독일어가 쓰여있고 아랫줄에는 프랑스어가 쓰여있다


아, 이건 티브이에서 나오는 다국어 구사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 "하다 보니 금방 새롭게 배울 수 있었어요"라는 터무니없던. 정확히 비 현실적인 언어 배우기 팁이 나에게도 적용이 되는 건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모를 일이다. 게다가 정말 관심도 없고 발음도 어려운 (나는 프랑스어를 극도로 싫어했다) 프랑스어 단어들은 슈퍼에 갈때마다 저절로 알게 된 케이스이다. 내가 빵이라는 뜻의 Pain을 정확한 발음은 못하지만 Pain이 빵이라는 프랑스어인 것만큼은 확실히 안다. 왜냐고? 사진을 참조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나와 같이 책으로 죽어도 배우기 싫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있는 팁을 하나 준다면 기초문법만 떼고 (문장 패턴을 만들면 된다) 외국인을 만나 계속 연습하라고 말하고 싶다. 코로나로 인해, 혹은 한국에 있는데 무슨 외국이냐고? 요즘 세상 좋아지지 않았는가? K-pop 노래랑 아이돌 이름만 몇 개 알아도 요즘 한국에 관심 있는 애들이 한 무더기다. 핸드폰 채팅어플에 Tandem이라고 검색하면 무료로 언어교환 채팅할 있는 앱이 한 트럭이다. 자, 다들 말만 해도 기가 찬 4개 국어에 도전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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