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의 도미노 영향

불안한 가운데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기.

by Brollii

올 한 해를 되돌아볼 때 가장 큰 혁명은 식습관이다. 40년 이상 고수했던 습관을 갑자기 바꾼 것은 혁명 같은 일이다. 식탐도 많고 식사량도 많은 편이라 20대 때는 치아교정을 시도하며 먹는 것을 불편하게 했고, 몸이 비교적 날씬해야 하는 직업을 자처하며 ’ 일 때문에라도 평생 살찌지 않지 않을까?‘하여 헬스케어 필드에 17년을 종사했다. 개인적으로 살이 찌는 것을 너무도 싫어하는데, 또 식성은 좋아서 늘 그런 자신을 제어하기 위해 외부환경을 디자인했다. 특히 아침 식사에 대단한(?) 집착 때문에 새벽 기상을 하는 것도 불사했다. 그런 집착들이 살면서 좋은 영향으로 작용한 때도 있었으나, 식사 시간이 줄어들거나 방해받거나, 또는 배고픈 상황은 종종 나를 헐크로 만들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위해 식당에 가서 외부 음식을 거하게 먹은 후 쏟아지는 졸음과 사투를 벌이고, 수입의 많은 부분을 먹는데 소비하며 삶은 “맛있는 것”을 먹는 데에 삶에 초점이 맞춰졌다. ‘우리는 먹고살기 위해 일하지 않는가? ’ 이런 명제를 끌고 와서는 밥을 위한 다소 집착적인 나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과했다.


그런데 Autophagy를 위한 72시간 단식을 시작하고 그 이후에 보식을 하면서, 탄수화물 식단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는데, 지금의 이 평화는 거기서 비롯된 듯하다. 일상의 작은 변화가 삶 전체에 큰 변화를 준다.


단식 이후 채소 식단을 주식단으로 바꾼 후 일상의 다른 변화들이 생겼다. 샐러드를 직접 만드는 시간은 고요하고 재미가 있다. 샐러드 재료를 꺼내 재료를 썰고 예쁜 접시에 담고 맛있게 먹은 후 그릇을 깨끗이 씻어 정돈한다. 이런 시간은 마치 차(tea) 명상처럼 고요함과 정적인 시간을 일상의 중심으로 가져오는 효과를 준다. 떠들썩한 식당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와 식사를 하며 나누는 잡다한 ‘수다피로’도 없다.

Brollii의 키토 식단

그리고 식후에도 정신이 반짝반짝하기 때문에 일에 능률이 올랐다.

몸이 가뿐해지니 체중 때문에 오는 스트레스도 없고, 아무 옷이나 입어도 모양새가 나쁘지 않으므로 덩달아 기분도 좋다. 또 음주 또는 무분별한 식단은 몸의 염증을 만들며 얼굴이 푸석거리고 두둑해지는데, 페이스 라인도 전처럼 매끈해지고 , 피부톤이 맑아졌다. 가벼운 몸으로 매일 뒷동산에 오르면서 슬림하지만, 체력은 그 어느 때 보다도 좋다. 좋은 식단과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은 삶에서 오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 탄력성을 만들어 준다. (참조 : https://brunch.co.kr/@brollii/5 :근력이 정신력을 만든다.)


최근 일상의 수많은 변화들이 시작되었고, 결정해야 할 일들과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삶의 안전지대(Comfort zone)를 벗어나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삶을 재창조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불안하지 않고 오히려 평온하다. 지금 내게 있는 가장 큰 재산은 평화로움이다. 마음과 몸이 그 어느 때보다 평화롭고 건강해져 안정된 느낌이다. 식사 전의 공복감으로 다급했던 마음도 사라지고 식후의 멍하고 졸린 느낌들이 일상에서 사라지니 명료하고 단정한 느낌이다.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를 나의 감정과 기분에 섞지 않고, 평정심을 갖는다. 문제는 문제로 남겨두고 어떻게 잘 해결할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단식 후 시작된 건강한 식단은 나의 하루하루에 평화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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