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색스 지음, 박상현・이승연 옮김, 어크로스
우리가 직면한 선택은 디지털이냐 아날로그냐가 아니다. 그런 단순한 이분법은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도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언어일 뿐이다. … 현실은 다양한 색상과 수많은 질감과 켜켜이 쌓인 감정들로 이루어진다. 현실에서는 이상한 냄새도 나고 희한한 맛도 난다. 인간의 불완전함은 흠도 되지 않는다. 최고의 아이디어는 그런 복잡함에서 나오지만 디지털 기술은 그 복잡함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혁신을 이끌어내는 것은 상상력인데 상상력은 표준화되는 순간 시들어 버린다. 표준화는 디지털 기술이 요구하는 바로 그것, 즉 소프트웨어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을 1과 0으로 부호화하는 것이다. 몰스킨 노트는 개인의 기분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 “표준화되면 그 모든 것을 놓치게 되죠.” 세브레곤디가 말했다.
왜 책인가? 왜 인쇄물인가? 그것은 실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인쇄되면 나는 책을 손으로 만져보고, 표지에 적힌 내 이름을 보면서 나의 모든 노력이 가치 있었음을 확인할 것이다. 그것은 판매부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