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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Feb 18. 2021

사랑하는 아마존Querida Amazonia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문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넓고 생물 다양성이 풍부한 열대 우림지역이다.


넓이가 7백만 평방미터로 인도의 두 배에 달하고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에콰도르, 가이아나, 페루, 수리남, 베네수엘라, 프랑스령 기아나, 아홉 개 나라가 하나의 거대한 생태 군을 이룬다. 탄소를 저장하고 포집하는 기능으로 지구 온난화를 늦추어 지구의 허파라 불린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원래 강이나 호수 유역에서 살았다. 식민지화가 진행되면서 이들은 깊은 숲 속으로 쫓겨 들어갔고, 이제는 숲이 사막화되면서 도시 변두리로 내몰렸다. 숲은 축산업을 위한 경작지로 변했고, 원주민은 극심한 가난과 가치의 상실로 내적 분열을 겪고 있다.


아마존 황폐화에 대한 관심은 고무나무 수액 채취자였던 치코 만데스에 의해 시작됐다. 1988년 치코는 대지주에 의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당한다. 폴 매카트니의 ‘How Many People’은 그에게 정된 노래다. 칠레 출신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 읽는 노인』은 치코 멘데스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아마존 정글에 살고 있는 노인의 꿈은 오두막에서 평화롭게 연애 소설을 탐닉하는 것. 하지만 노다지를 찾아 모여든 양키들이 그의 삶을 들쑤신다.


"노인은 사탕수수대로 엮은 오두막에 살았다. 거의 열 평 남짓한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단출한 생활 용품을 제외하면 황마로 짠 침대용 그물 그네와 석유풍로가 놓인 맥주 상자와 다리가 긴 탁자가 전부였다. … 그는 강가로 난 창문을 통해 푸른 강물을 쳐다보며 그 탁자 위에 음식을 차려 선 채로 먹거나 연애 소설을 읽었다." 『연애소설 읽는 노인』



국제 우주정거장(ISS)에 탑승한 우주비행사가 페루 남동부 아마존 지역의 수많은 웅덩이를 촬영한 모습. 금 채굴을 위해 판 웅덩이들이 햇빛에 반사돼 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NASA

  

예전에 뛰놀던 들판에는 강물이 흐르고
동물과 구름과 나무가 어우러졌는데.
언젠가 나무와 강이랑 들판이 사라져
어디에서도 보이질 않고
아이의 마음속에서만 뛰노네.
 
-후안 카를로스 갈리아노Juan Carlos GAleano, 'Paisajes'




나무는 살아있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지만, 죽은 나무는 대사 활동을 멈추면서 생전에 품었던 탄소가 풀려 나온다. 아마존 지역 수백만 그루의 나무들이 사라지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산소 배출량을 앞질렀다. 아마존 우림은 독소를 내뿜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 열린 범아마존 특별회의의 결과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문 ‘사랑하는 아마존’을 반포했다. (2020년 2월 22일)


제1 장에서 교황은 생태 군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아마존 부족은 무시하는 환경보호주의는 필요 없다고 일침을 가한다. 교회가 아마존의 얼굴을 지니기 바라며, 복음화와 환경 돌봄의 새로운 여정을 제시한다.


교회의 역사 안에서 복음 선포자들이 흔히 빠진 오류는 복음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자라난  문화도 전달해야 한다고 믿는 데에 있었다. 조선에 들어온 프랑스 가톨릭 선교사들, 인디언에게 복음을 전한 개신교 목사들이 그러했다.


아무리 아름답고 오래된 것이어도 특정한 문화 행태를 강요하는 것은 본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마르지 않는 보화를 통하여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하실 수 있는 성령의 새로움을 용기 있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과정은 언제나 서서히 이루어지는데 우리는 지나치게 두려움에 사로잡히고 맙니다. 성령의 날개를 꺾지 맙시다! (69항)


나는 고목, 그림자 두둥실 드리우네.
그러나 별은 흠 없이 태어난다네.
물과 밤을 정복해 버리는
이 어린아이의 능숙한 손길 위에서.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당신은 나를 온전히 아시니
이를 깨닫는 것으로 나는 족하네.

-페드로 카살달리가Pedro Casaldaliga, 'Carta de nevegar'(Por el Tocantins amazonico)




교황은 아마존 주민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바라며 네 가지 꿈을 이야기한다. 사회적 꿈, 문화적 꿈, 생태적 꿈, 교회의 꿈.


사회적 꿈. 불의와 분노, 용서. 베네수엘라 지역에서 번성하던 ‘천연고무 시대’에 그들은 원주민들에게 돈을 주는 대신 값비싼 상품을 떠넘겼습니다. 원주민들은 결코 그 값을 치를 수 없었습니다. 많은 가학 행위가 일어나 20곳이 넘는 마을이 초토화되었습니다.(15항)


문화적 꿈. 아마존 지역에는 110개가 넘는 토착 부족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을 미개한 야만인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그들은 그저 다양한 문화와 한 때 매우 융성했던 다른 형태의 문명을 상속받았을 뿐입니다. (29항)


생태적 꿈. 사람을 돌보는 일과 생태계를 돌보는 일은 분리할 수 없습니다. 숲은 착취되어야 할 자원이 아니라 우리가 관계를 맺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자연을 남용하는 일은 피조물과 창조주를 모독하는 일이며 미래를 저당 잡히는 일입니다. 토착 부족들은 유혹의 말과 자기 잇속만 차리는 권력 집단의 제안에 넘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 땅에 머무를 때 그 땅을 가장 잘 돌봅니다. (42항)


교회의 꿈. 토착화. “교회는 문화의 자율성을 부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문화를 최대한 존중합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67항)


아마존 토착 부족은 삶의 본질을 '행복한 삶'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우주와 조화를 포함하며 삶을 공동체적으로 생각하고 금욕적이고 검소한 생활에서 기쁨과 충만함을 찾는 힘이다. 이들은 지구가 그들 생계를 위해 스스로를 내어주는 너그러운 원천인 동시에 존중 어린 모성의 차원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71항)


산불로 불 탄 아마존 열대우림 한가운데를 걷고 있는 사람 (사진설명=서울신문, 사진=AFP)



"맨발에 고무신을 신고 맨다리에 가죽을 두르며 맨몸에 옷을 걸치고 머리를 투구로 가리면서 세상은 고달파졌습니다. … 삽이 총으로, 쟁기가 전차로, 씨 뿌리는 사람의 모습이 사막에 싹을 틔우는 자동 파종기의 모습으로 바뀌면서 세상은 고통받게 되었습니다."

-비니시우스 데 모레스Vinicius de Moraes, '위대한 사랑을 살기 위해Para Vivir un Rran Amor'




#사랑하는아마존,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문,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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