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미, 사디, 하페즈
봄의 과수원으로 오세요.
꽃과 술과 촛불이 있어요.
당신이 안 오시면
이것들이 무슨 소용 있겠어요.
당신이 오신다면
또한 이 모든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여인숙
루미
이 존재, 인간은 여인숙이라
아침마다 새로운 손님이 당도한다
한 번은 기쁨, 한 번은 좌절, 한 번은 야비함
거기에, 약간의 찰나적 깨달음이
뜻밖의 손님처럼 찾아온다
그들을 맞아 즐거이 모시라
그것이 그대의 집안을
장롱 하나 남김없이 휩쓸어 가버리는
한 무리의 슬픔일지라도
한 분 한 분을 정성껏 모시라
그 손님은 뭔가 새로운 기쁨을 주기 위해
그대 내면을 비워주려는 것인지도 모르는 것
암울한 생각, 부끄러움, 울분, 이 모든 것을
웃음으로 맞아
안으로 모셔 들이라
그 누가 찾아오시든 감사하라
모두가 그대를 인도하러
저 너머에서 오신 분들 이리니
사랑이 왔다
루미
사랑이 왔다.
그것은 나를 죽였으며 그 대신 사랑하는 이로 내 존재를 채웠다.
내게는 단지 이름만이 남아 있을 뿐
다른 모든 것은 그의 것이다.
그대의 마음속에 있는 모든 얼굴을 버려라.
그래서 그대의 마음을 온전히 그의 얼굴로 채워라.
내 가슴이여, 어디에 있는가?
나는 그것을 그의 곁에서 발견한다.
내 영혼이여, 어디로 갔는가?
나는 그것을 그의 머리카락 속에서 발견한다.
목이 말라 물을 마실 때
나는 물속에 비친 그의 모습을 본다.
사랑의 길
루미
사랑의 길은 장황한
토론이 아니다
그리로 들어가는 문은 거칠고
쓸쓸하다
새들은 그들의 자유로
하늘에 커다란 원을 그린다
어떻게 그것을 배웠을까?
그들은 떨어진다, 떨어지고 또 떨어진다
그래서 날개가 주어진 것이다
살다 보면
루미
나는 돌로 죽어 꽃이 되었다.
나는 꽃으로 죽어 짐승이 되었다.
나는 짐승으로 죽었다. 그리고 사람이 되었다.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죽음을 통해 더 보잘것없는 것으로 변한 적이 없건만
죽음이 나에게 나쁜 짓을 한 적이 한 번도 없건만
내가 사람으로 죽으면 그다음 나는 한 줄기 빛이나 천사 이리라.
그리고 그 후는 어떻게 될까.
그 후에 존재하는 건 신뿐이니 다른 일체는 사라지리라
나는 누구도 보지 못한, 누구도 듣지 못한 것이 되리니
별 속의 별이 되리라.
삶과 죽음을 비추는 별이 되리라.
사람들이 현자에게 묻기를,
지고한 신이 드높고 울창하게 창조한 온갖 이름난 나무들 가운데, 열매도 맺지 않는 삼나무를 빼놓고는 그 어느 나무도 '자유의 나무'라고 불리지 않으니 그게 어찌 된 영문입니까?
현자가 대답하기를,
나무란 저 나름의 과일과 저마다의 철을 가지고 있어 제철에는 싱싱하고 꽃을 피우나 철이 지나면 마르고 시드는도다. 삼나무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항상 싱싱하느니라. 자유로운 자들, 즉 종교적으로도 독립된 자들은 바로 이런 천성을 가지고 있느니라.
그러니 그대들도 덧없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칼리프들이 망한 다음에도 티그리스 강은 바그다드를 뚫고 길이 흐르리라. 그대가 가진 것이 많거든 대추야자나무처럼 아낌없이 주라. 그러나 가진 것이 없거든 삼나무처럼 자유인이 될지어다.
사디의 『굴리스탄』에서
인류는 한 몸
한 뿌리에서 나온 영혼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지.
<아담의 후예>, 사디
노래하라
이것이 굶주린 이 세상이 필요한 것이니까.
웃어라
그것이 가장 순수한 소리니까.
-하페즈
모든 아이들은 신을 알고 있다네.
혼내는 신이 아니야,
하지 말라는 신도 아니야,
이상한 짓을 하는 신도 아니야,
오직 네 단어만 알고 그것을 반복하는 신이지.
"와서 나와 함께 춤추자, 와서 나와 함께 춤추자."
-하페즈
나는 어젯밤에 행복 바이러스에 걸렸어.
별빛 아래서 노래를 할 때는
행복 바이러스에 잘 걸리지
그러므로 나에게 키스해줘.
-하페즈
시간이 이렇게 흐른 뒤에도 태양은 지구에 ‘당신 나에게 빚졌어’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그런 사랑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보라. 태양은 그 사랑으로 하늘 전체를 밝힌다.
-하페즈
행복이 당신의 이름을 들은 순간부터 당신을 찾으러 골목길을 달리고 있다.
-하페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