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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Apr 17. 2021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칼리굴라 효과(Caligula Effect)



"의사가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밤에 먹지 말래요. 그러니 더 먹고 싶어요. 다들 야식으로 뭐 드세요?"


얼마 전 SNS에서 이런 글을 봤다. 글 아래에 맛있는 음식 사진과 댓글이 연이어 달려서 아마 글쓴이는 이 밤, 무엇이든 먹지 않고 넘어가지는 않았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코로나로 일 년 넘게 방콕을 하면서 운동량이 준 탓에 체중이 늘었다. 이 정도로 그치면 다행인데, 계속 늘 것 같아 은근히 먹는 것에 신경을 쓰게 됐다. 그런데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듯이 의식할수록 음식이 더 당겼다. 스콘이나, 치즈 범벅인 라자냐 같은 음식들이 눈에 아른거려 인터넷 장바구니에 계속 담아놓게 되었다.


'왜 이럴까? 이런 심리가 뭘까? 청개구리도 아니고.'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금지된 것에 대한 이러한 욕구를 칼리굴라 효과(Caligula Effect)라 한다.


1979년 보스턴의 한 극장에서 칼리굴라 황제의 일생을 다룬 영화 <칼리굴라>를 상영하게 되었을 때 시 당국은 잔인한 장면과 성적인 묘사를 이유로 상영을 금지시켰다. 그러자 예기치 않게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져 심지어 다른 도시에 가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까지 생겼다. 결국 시 당국은 영화 상영을 허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칼리굴라 효과’라는 말은 금지된 것에 끌리는 심리,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경우를 의미하는 말이 됐다.


하비 다이아몬드가 쓴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 에선 이런 현상이 당연하다고 말한다.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이유가 기껏 음식을 자제해 체중을 줄이고는 결국 시간이 지나 그간 못 먹은 걸 벌충하듯 한꺼번에 먹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걸 본인의 경험에 의거해 설명한다. 저자는 실컷 먹고 살 빼는 방법이 있다고 독자를 유혹한다.


읽고 나면 ‘역시, 그럼 그렇지!’ 하는 언어의 유희 아닐까 싶었다.




수분 함유량이 많은 과일과 야채를 듬뿍 드시오!

그의 첫 번째 제안이다.


우리 몸의 70 프로가 수분이니, 수분이 70 프로 이상 든 음식을 먹으라 한다. 빵, 고기, 밥, 같은 음식은 농축된 음식이니 이들을 먹을 땐 반드시 수분이 많이 든 야채를 함께 먹어 수분을 보충하라며 사자가 얼룩말을 잡아먹을 때 배를 갈라 수분 많은 내장과 피를 먼저 먹는 걸 예시한다.

장면을 상상하면 끔찍하지만, 그런 게 자연의 법칙이긴 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12시까지 주스와 과일로 위장을 가볍게 하라는 거다.


이때 운동을 하면 지방이 탄다.

운동해야지, 종일 미루지 말고 아침에 해 버려라.

공복에 먹는 과일이 체중을 감소시킨다.


우리 몸에서 가장 에너지를 많이 쓰는 건, 책을 읽느라 쓰는 뇌도 아니고, 운동하느라 쓰는 다리 근육도 아니다. 소화기관이 가장 많이 에너지를 쓴다. 점심에 이것저것 많이 먹으면 졸린  그래서이다. 과일과 야채는 위에 머무는 시간이 삼십 분 정도로 짧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세 시간 정도 위에 머문다.


그러니 음식을 섞어 먹지 마시오!

그의 두 번째 제안이다.


한두 종류 음식을 먹고, 과일은 반드시 식전에 먹으라 한다. 식후에 과일을 먹으면 위에서 충돌 현상이 일어나 부패한다. 과일은 위장을 먼저 지나가야 하는데, 농축된 음식이 가로막고 있으니.


대구 찜을 시키면 밥 대신 채소 요리를 곁들이라는 식이다. 생선과 밥처럼, 농축된 음식을 함께 먹지 말라는 뜻. 따라 하기 어려워 보인다. 밥 한 숟가락은 곁들여 먹어야 어질어질하지 않는데.



돼지고기 대파 볶음. 고기를 복을 때 대파를 듬뿍 넣는다. 비싼 대파를…



단백질에 관한 강박관념을 버리시오!

세 번째 제안.


고기는 하루에 한 번 이상 먹지 말라 한다. 고기는 소화시키는데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니 독소 제거와 같은 체내의 다른 기능에 필요한 에너지가 남아있지 못하게 된다. 스스로 몸 안의 독소를 제거하는 게 인체의 신비인데, 여력이 없어서 독소가 몸에 쌓이게 된다. 이어지는 현상은 고혈압, 당뇨 같은 성인병. 하지만 햇볕을 자주 쬐면 몸 안의 독소가 빠져나간다. 긍정적 생각도 마찬가지다.

심장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땀 흘리는 운동을 하면 심장의 근육이 단련된다.


단백질 공급도 채소와 견과류로 가능하다. 손톱이 갈라지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면 반 컵 정도의 견과류를 일주일에 두세 번 먹으라 권한다. '문명 및 환경 조사를 위한 국제학회'에서는 고기, 생선, 달걀이 기본적인 식사를 보완하지만 이런 음식을 매일 섭취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모든 녹색 잎은 칼슘을 가지고 있다. 칼슘은 체내의 산성을 중화시킨다. 칼슘 결핍은 산도 높은 식사 때문이기도 하다. 식습관을 바꿔 몸의 산성화를 막으면 칼슘의 가치가 극대화한다.



 

닭고기에 새송이 버섯, 가지, 청경채를 곁들였다. 고기 먹는 양이 줄고 야채로 수분을 채울 수 있다.


우유와 요구르트에 관한 내용도 있지만, 우선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만 옮겼다.


그의 마지막 제안.

살아있는 음식을 먹으시오!


Veqetable(채소)이란 단어는 Vegetus(생명이 충만한)에서 유래했다. 어떤 천연 제품도 과일과 야채와 같을 수 없다. 가장 좋지 않은 음식은 공장을 거쳐 나온 가공식이다. 약으로 먹는 필요 이상의 비타민과 미네랄도 몸에 독소로 남는다. 제거하기 위해 에너지가 쓰이고 남으면 간과 콩팥에 무리가 간다.




영국의 월리엄 왕자는 어린 시절 한 때 슈퍼모델 신디 크로포트에게 푹 빠졌다. 이를 눈치챈 다이애나 비가 어느 날 신디를 궁에 초대했다. 윌리엄은 깜짝 놀랐고 반겼지만 이후 이전처럼 신디 크로포트 때문에 속앓이 하는 건 멈췄다. 문을 활짝 열어젖히면 보고 싶은 갈망이 사라진다. 다이어트도 그런 것 같다. 먹지 말라면 더 먹고 싶다.


저자는 먹고 싶은 걸 억제하지 말고 방향을 틀어 식습관을 바꾸라 한다.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먹어 몸에 수분을 채우면 몸의 산성화를 막을 수 있다. 물을 마시면 되지 않냐고? 농축된 음식을 먹으면 수분이 부족해져서 물을 많이 마시게 된다. 물만 마셔도 살쪄요, 하는 말이 그래서인지 모른다.

식사 중 물을 마시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니다. 물이 소화액을 희석시켜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는 걸 막는다. 날로 마시는 물도 그리 효과가 없다. 음식을 통해 흡수하는 수분이 효소를 나르고… 수분 많이 담긴 채소와 과일을 듬뿍 먹는게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이다.




#다이어트불변의법칙, 하비 다이아몬드, 김민숙 옮김, 사이몬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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