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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Sep 22. 2021

그 여자의살인법

독서 패턴을 바꾼 'Girl 트렌드'





'그 여자의 살인법'은 길리언 플린의 첫 번째 소설이다. 2009년  바벨의 도서관에서 발간됐다.

길리언 플린은 대략 3년을 주기로 소설을 발간하는데 2013년 소설 『Gone Girl』은 영화《나를 찾아줘》란 무시무시한 영화로  한국에 널리 알려졌다.


카밀 프리커는 시카고의 이류 신문사 기자다. 그녀의 고향 윈드갭에서 여자아이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편집장은 그녀에게 심층 쥐재를 요구한다. 그녀는 내키지 않아 한다.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외부 사회와 교류가 없는 시골 마을은 평화로워 보인다. 겉으로 보기엔 고요하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그들을 만날 때마다 카밀은 옛 상처가 되살아난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함께 자라면서 나쁜 짓을 공유했던 기억들. 마을의 경제는 근처에 있는 공장식 축산 돼지 농장이 주도한다. 아기 돼지에게 젖을 먹이는 어미 돼지를 본 카밀은 농장에서 나온 햄을 더 이상 먹지 못한다.


집을 떠난 후 카밀은 끊임없이 자기 몸에 칼을 댔다. 멀쩡한 곳이 없을 정도로 그녀의 몸에는 온갖 단어가 쓰여있다. 생각이 떠오르면 몸에 박힌 단어가 반응을 한다. 그녀는 손과 발을 가리는 긴 옷만 입는다.


긴장감을 유지하던 소설은 막바지에 반전을 보여준다. 뮌하우젠 증후군은 관심을 얻으려고 자기 자신을 아프게 만드는 것이다. MBP(대리자에 의한 뮌하운젠)은 자기가 얼마나 친절하고 맹목적인 엄마인지 보여주려고 자기 아이를 아프게 하는 것이다.


길리언 플린의 소설에서 주역은 단연 여자들이다. 남자는 스쳐가는 존재일 뿐이다. 읽던 중 문득 스웨덴 작가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영역판 제목이 『용문신을 한 소녀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다. 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 연작 세편을 남기고 사망했다. 쓰다 중단한 네 번째 작품은 대필 작가가 완성했다. 그의 작품은 모두 영화화되었다. 나는 한동안 북구의 차갑고 냉랭한 소설이 주는 매력에 빠졌었다. 사람들은 왜 미스터리 스릴러를 읽을까?


얼마 전 워텅턴포스트에서는 지난 10년간 독서 패턴을 바꾼 트렌드를 열한 가지 소개했다. 그중 한 개가 미스터리 소설 분야에 여성 작가들의 출현이 두드러진 것이었다. 위에 소개한 스티그 라르손의 첫 번째 소설의 제목이 별 의도 없이 영역판에서 바뀐 것이 10년간의 'Girl 트렌드'를 이끌었다고 신문은 주장한다. 저자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 필명의 등장에 이어서 여성 작가 길리언 플린, 폴라 호킨스의 소설이 백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미스터리 물을 찾아 읽는 건 일종의 뇌의 유희같다. 정적이며 동적인 취미 생활.

이 책은 같은 역자의 번역으로 2014년 푸른솔에서 『몸을 긋는 소녀 Sharp Object』란 제목으로 발간되었고 미드로 영화화되었다.




#그여자의살인법, 길리언 플린, 문은실 역, 바벨의 도서관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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