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
테리 이글턴은 “악이란 이해 너머에 있는 것, 이해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악의 치열성이고 절대성이다. 악인들은 본인들이 악하다는 생각을 절대 하지 않는다.
다시 이글턴을 인용하면 “악이란 자기 너머에 있는 것, 가령 대의(大義) 같은 것과 아무런 관련을 갖고 있지 않다.” p139~140
한 사회를 집단 광기로 몰고 가는 여러 가지 시뮬라크르 ㅡ처음 보는 단어군. ‘허상’ ‘복제’ 정도로 간단히 해석하자 ㅡ들이 있다. 근대국가의 형성과 발전의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것들이 ‘민족’, ‘애국’, ‘혁명’, ‘조국’, 이런 것들이다.
이런 기표들은 대부분 국가주의의 기의記意 ㅡ말에 있어서 소리로 표시되는 의미를 이르는 말=시니피에 ㅡ를 가지고 있고 자신들과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을 적대시한다.
대신 그것들은 그 안에 참여하는 개인들을 동질성의 확고한 틀로 묶어내며, 그것이 열광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정의의 투사’라는 판타지를 갖게 만든다. p141
사랑은 능동적인 지배가 아니라, 타자 앞에 겸손히 엎드리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타자에 대한 ‘환대’가 생겨난다. 그러나 이 엎드림은 얼마나 어려운가. 그래서 사랑은 궁극적으로 감성이 아니라 의지이고 고통이다. p1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