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라기엔 너무 무거운
‘매혹에 관해서’
귀는 음악을 가지고 있다. 눈은 화화를 가진다. 죽음은 과거를 가진다. 사랑은 타인의 벌거벗은 육체를 가진다. 문학은 침묵으로 환원된 개인의 언어를 가진다.
말없는 세계의 총체가 문학이다. 독서는 죽은 자들과 더불어 사고하는 기쁨이다. 독서하다, 죽은 자들과 함께 가다, 삶 이전의 삶과 함께 가기.
사회의 그리고 시간의 사각지대에서 살아가기. 이 세계의 모퉁이에서 살아가기.
모든 독서는 출애굽이다. (…)
책 읽기는 영혼을 놀라게 한다. 책 읽기는 자신의 내부에 등록된 모국어, 그곳에서 속삭여지며 의식의 형태로 감시하는 반향 효과를 흐트러뜨린다. 책 읽기는 사고의 시공을 확장시킨다.
사랑은 무엇인가? 그것은 성적 흥분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육체가 아닌 한 육체와 매일 함께 있고자 하는 욕구이다. 자신의 시선이 미치는 곳에.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리 안에.(…)
사랑에 빠진 사람은 자신이 느끼는 것을 자신에게마저 털어놓지 못한다. 사랑은 영혼에 기댄 영혼이다.
나체로 몸을 내맡기지 않는 여자에게 남자는 속내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나체로 몸을 내맡기지 않는 남자에게 여자는 속내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는 여자는 자신의 육체에 관련된 것에 대해 강요받아서 안 되고, 자신의 인격에 관련된 것에 대해 종속되어서도 안 된다. 부부간의 성적 의무(로마시대 부인들이 비굴한 아첨이라 불렀던 것들)도, 경제적 예속도, 법적인 속박도 사랑의 관계를 억누를 수는 없다.
"내가 당신을 잃었다는 사실 자체와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더 당신을 잃은 방식 때문에 고통을 느낍니다. “
“나의 정신은 이미 저를 떠나 당신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파라클레 수녀원장의 다섯 번째 논증은 결합, 즉 단일성으로 변모하는 성의 혼합에 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