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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owne Nov 02. 2016

여성 대통령을 원했던 이유(2)

좀 더 남은 얘기

앞의 이야기 끝에서도 밝혔지만 나는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를 선택했다. 지금도 그 선택에는 후회가 없다.


그럼에도 ㅂㄱㅎ 대통령 당선자에게 일말의 기대를 가졌다. 아니, 가져야했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니까.

내 생각은 이랬다. "그래, 아버지가 못 다 이룬 (소위) 조국번영의 꿈, 당신이 이루어라" 독신에, 형제들과 가깝지도 않으므로 최소한 친인척 비리는 이전 남성 대통령들보다는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간의 남성 대통령들이 망신한건 IMF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정수행 때문이 아니다. 주변 친인척들이 사고를 치고 호가호위했기 때문이었다. 적어도 ㅂㄱㅎ는 그 부분만큼은 믿어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목도하듯이 나의 이런 믿음은 와인잔이 콘크리트 바닥에 내던져지듯 산산조각 났다. ㅂㄱㅎ 대통령은 대통령이 저지를 수 있는 부패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유형에서도 그렇고 스케일에서도 그렇다. 그것은 부패와 독선, 어리석음이 혼합된,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기 힘든 케이스이다.


지난 대통령들은 그 자식이나 형제들이 국정을 농단했다. 세계 어느나라나 다 그렇다. 하지만 ㅂㄱㅎ의 경우는 그야말로 '지인(知人)'과 그 지인의 집안이 본인과 나라에 빨대를 꼽고 펌프로 길어올렸다. 정부부처와 정책이 빨대로 사용되었다. 가히 포스트리얼리즘, 포스트모더니즘 수준이다. 이전의 부패가 주로 엘리트들에 의해 저질러졌다면 이젠 평범한 아녀자와 호스트바 출신까지로 저변이 확대되었으니 그야말로 '꿈은 이루어지고, (너도 나도) 하면 된다'


(여기까지 글을 쓰다가 문득 다 지워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내가 말 안해도 다 아는 말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저지를 수 있는 부패와 어리석음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신 분, 결과적으로 아버지의 못 다 이룬 꿈도 배신한 분... 이제 다 내려놓으시라.



그래도 나는 아직 여성 대통령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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