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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Artistical

캐스커

by browne

나를 향한 당신의 미움이

조금씩 나를 타고 내려

냇물을 이루고

협곡을 따라 흐르다

얼어붙어 떠돌아다닐때


다만 남겨진 슬픈 그대 원망을

내려다 보면서


난 난 가만히 그대로

여기 있었습니다

난 난 가만히 그대로 여기 여기에


나를 향한 당신의 미움이

길고 길었던 여정 후에


이제 그 마음 검은 바다를 향해

흐르고 있네요


난 난 가만히 그대로

그댈 기다립니다

난 난 가만히 그대로 여기 여기서


(그리움이 어디서 시작되고 있는지

외로움이 어디서 시작하고 있는지)


외로움이 어디서 왔는지

이젠 알겠습니다





'사과'라고 하면 붉고, 베어물면 새콤한 맛이 나는 저 과일인 줄 알겠다.

'개'라고 하면 혀를 빼고 꼬리를 흔드는 저 멍멍이인 줄 알겠다.


그럼 '외로움'은 무엇인가.

눈쌓인 이국의 산에 유배되어 한 천년쯤 침묵하노라면 그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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