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에 보살이 있었다
우리 모두는 어떤 더럽고 불행한 곳에서 와서
어떤 더럽고 불행한 곳에 머물다가
어떤 더럽고 불행한 나락으로 떨어질 터인데
그렇게 수 천번 몸을 받아
수 천번 지옥인데
그래서 부디 이 별이 마지막이기를
더 이상 몸받지 않기를
영원히 無가 되기를
지옥에 그가 있었다
보살의 몸을 입고 지옥에 온 그는
중생들의 고통을 자기 고통으로 짊어지고
친구들과 술마시며
즐겁게, 아프게
등불이 켜지는 해질녘 거리에서
이 지옥은 그렇게 견뎌지는 것인가
근데 그게 다 마음의 일이었다
그 지옥이 그저
한순간의 포말이었다
다 마음의 일이었다
.
.
.
.
복되도다 눈물이여, 그 눈물이 자기 마음의 지옥불을 끄는구나, 마음의 지옥불은 눈물에 꺼지는구나. 그 지옥에 오아시스가 하나 있었는데, 정희네라고, 거기서는 모두 술을 마시고 시름을 잊는데, 서로 안부를 묻고 서로를 기다리며 술을 따라주는데, 그래서 내가 사람인 줄 알겠는데, 거기서는 꼭 한번 다시 태어나고 싶었는데,
그래서 보살이 물었다.
"편안함에 이르렀는가"
.
.
.
.
.
한없이 작고 불행한 아이유가 태산같은 무게로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 그 작고 차가운 눈물에 세상이 다 담겼다. 비열한 인간들은 한없이 비열했고 불쌍한 인간들은 한없이 불쌍했다.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음악은 가슴에 무너졌으며 쓸쓸한 아저씨는 세상 죄를 지고 지옥으로 걸어갔다. 가난한 동네의 불빛들이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잠을 청했다...
하지만 그건 다 아무 것도 아니다. 명왕성이나 혜왕성쯤에서 보면 그냥 작게 빛나는 점 하나일 뿐이다.
그러니,
괜찮다, 동훈아, 괜찮다 지안아,.. 지영아, 미리야,
사는 거 다, 아무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