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월, 5월
1521년* 김녕, 제주
그대를 잊을 수 없어 마음 속 펼친 바다 위로
하루 저물도록 비 내리고
갯바위 우두커니 섰다가 빈 몸으로 돌아온다
돌아와 누운 자리 속삭이듯 기척 소리
퍼뜩 다시 나가 그대인지 바람인지
바다가 비바람에 씻길 리 없으니
공연한 기다림만 섬처럼 떠돌았다
방 안 가득 어둠이 내려
동짓달 지난 일들 산발하여 다가오고
허물어진 빈 자리에
파도만 부서진다
* 조선조 문신 김정이 제주도로 유배를 갔다가 사약을 받고 죽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