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숨을 쉬기 위해 도망치자
모두가 신발을 벗어던지고 호숫가 주위를 걷는 그곳으로
고장 난 회전목마가 작동하지 않아도
꼭 잡은 엄마의 손이 금세 간지러워 웃는 아이들이 있는
찰랑이는 물결은 도토리묵같이 찰박여 마음마저 몽글하고
들숨에는 버드나무의 인사가 콧속 깊이 새겨지는 그곳으로
그때는 같이 걸으며 숨을 쉬어보자
늘 배부른 하얀 오리가 뒤뚱거리는 어귀로
누구든지 고개 숙여 물을 마시는 못으로
가슴께에 이던 무거운 것들을 벗어던져야 몸을 굽혀 목을 축일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