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간에 깊게 잡힌 주름은 흩어지는 세월을 붙잡으려 한 게 아니었다
그저 호숫가의 흐릿한 물안개 사이
얕게 물장구치는 작은 소금쟁이와
얌전히 부유하는 식물 따위가 보고 싶을 뿐
이마에 힘없인 흐린 나는 고장 난 안경이어라
인상을 찌푸려야 보이는 것들은 없어도 될 것들이라
이젠 안경 없이도 작고 조용한 것이 보여
불안한 감정이 가득 쌓인 파도에 물바람이 쳐도
그저 같이 흐트러진 나는 고장 난 안경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