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

by Brown



몇 발자국 뒤에 서서야 불을 끈다는 게 어렵기만 하다


이 짙은 밤에 잠재울 수 없다는 게


저 별님들도 걷잡을 수 없다는 게


까맣게 재가 되어버리기 전에 꺼야 한다는 것이


빨간 소화기는 언제나 손 닿을 곳에 있다는 것이


애석하지만 핀을 뽑아 진정시켜야 한다


그저 짙어가는 것들을 향해 억지로 희게 덮어내는


소화기는 바라는 방향에 있지만 나에게는 뿌릴 수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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