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점이 되어 사라질 여린 길목과
벌써 가을인 듯 한껏 굽어진 오랜 책의 갈피는
까맣게 질려 사라질 소실점들이 맺히고 있다
세월인지 손때인지 몰라 검버섯처럼 핀 것들은
낡은 가게의 간판처럼 거뭇하게 안녕을 고하고 있다
나의 두 검은자위는 하나의 검은 점을 향해 눈길을 옮기고
누군지 모를 검은 점은 우리의 평평한 삶에게 방향을 가리켜
소실의 단계로 나 또한 걸어가고 있으니
우린 아스라이 산란하여 흩어지는 맺지 못한 순애
밤자락에 산란한 나방의 알을 품은 푸른 나비의 날개자락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