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엔 덩굴이 말라붙어 붙어있고
아무도 없는 공간을 아쉬움에 붙잡는 듯
떠나지 마라 떠나지 마라 애틋하다
길고양이 뱃가죽의 따스함은 한참 적어
새싹하나 틔울 수 없는 공간이 되어
천장이 없어 빗방울은 바닥에 내리 꽂히고
벽이 없어 날짐승의 발자국마저 막지 못해
더는 무언가를 아로새기기 힘들었다
아마 몇 번의 겨울에 뭉근히 바닥에 스러질
다음엔 텅 비어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갈
다시 한바탕 피어남으로 채워질 빈집이여
이 발걸음이 떠나면 다신 보지 못할 빈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