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룩히 그리고 변함없이 그리워한다.
내 안의 그대는 언제나처럼 어디에나 내 품 안에 자리했지만 지금 이 순간도 나를 아끼고 배려해 내 맘 어딘가에 숨어 혼자만의 술래잡기하듯 기약 없는 술래가 되어 꼭꼭 품 안에 담겨있다고 믿는다.
기억나는 것이 그리 많지도 그렇다고 선명하지도 않지만 나름 견딜만하다.
그대의 기억이 그대의 넉넉하기만 했던 품과 사계절 내내 따사로웠던 온기가 기억이난 다하면 그대가 더욱 그리웠을 테니 말이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횡단보도를 건넜다. 백건과 흑건이 놓인 30초짜리 연주회에서 나는 아직도 백건을 밟을 때마다 나를 어루만지던 그대의 희고 흰 손길이 생각나 오리같이 입을 삐쭉 내밀며 건너보기도 한다.
어둠을 바라지 않듯이 그러니 그대를 여전히 그리워한다.
미련하게 이젠 없는 그대가 빛이 되어 닿는 손길이 딛는 걸음걸음이 이젠 전혀 밝게만은 빛나지 않는다.
야속하게 오늘은 밝고 내일은 지새는 이 밤보다 찬란할 것이다.
나의 내일이 그대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