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따스함도 작은 조명을 들고 설렘과 호기심으로 뒤집어쓴 어린 날의 이불속 비밀공간 같은 온기도 이제 없습니다.
이제는 그대가 아니면 미지근하게 식을 공기와 그대만 보면 피어나는 저의 열기 띈 미소만이 남아있습니다.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저는 그대 덕에 오늘 오후에 강 위에 기름이 떠있듯 짙게 깔린 윤택한 노을의 색이 아름답지만은 않아 되려 그대를 만난 날의 우리가 더욱 발그레하고 짙었으니 말입니다.
아마 기억하기로는 터무니없는 세계나 일어나기 힘든 것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건 이제 저도 마찬가지라 그대가 속한 곳 바깥의 일들이 달갑지만은 못한 현실이 되고 제가 마냥 행복한 이상이 되었으니 그렇습니다.
가령 제 작은 날숨이 그리고 써 내려가는 글들이 그리고 내뱉은 모든 것들에 달큰함이 가득해 저의 생각마저도 비옥해지고 있다는 것이
개미집에 옹기종기 모인 우리는 개미가 아니라 개미가 모아둔 가장 크고 달콤한 것들일 것이라는 상상이 현실은 아닐 겁니다.
그대는 커튼콜 없이 무한히 상영하는 창문밖에서 가려한 별빛아래 달을 그리는 먹물 없는 화가, 오늘의 깊은 밤에도 내일의 높은 낮에도 가장 따뜻한 하늘을 그리는 오일램프 속의 오랜 소원 여러 개입니다.
영원한 건 없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움은 영원할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