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든 하늘이 무너진다
푸릇푸릇 푸르른 벼가 싹을 틔운다
새초롬한 가을을 견디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해맑게 웃으며 뛰어오는 아이들
파란 눈물 울리며 형을 쫓아오는 아가 둘
청푸른 하늘이
아스라이 진해지면
곧이어 노란 전구가 빛을 낸다
딸깍
하얗던 구름마저
짙은 하늘빛과 노란 마음에
물들여지는
봉숭아꽃 같은 하늘
저 단단한 초록빛은
이제 긴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었네
잔물결 가득한 호수가
큰 그릇이 되어 모두를 담으려 애쓸 때
단풍잎 하나 톡
호수를 쓰다듬는다
아프지 마. 힘내지 않아도 돼.
그게 잘 안돼. 나는 그러려고 태어난 것 같아.
내가 도와줄게.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