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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루쑤노 Feb 18. 2020

다시 시작하는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랑을 다시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혼밥, 혼술, 혼차가 어색하지 않은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잊고 살았던 것이 있다. 주중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주말이 되면 조용한 카페에 앉아 멍때리며 한참을 앉아 있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사업에 대한 이야기들을 적고 저녁에는 지인들을 만나 술잔을 기울이는 것이 제일 행복하다고 생각했던 나날들은 사랑의 대상이 없었던 그 시절의 이야기다. 자, 오늘의 이야기는 혼자가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바치는 한 줄기 비데같은 글이길 바라면서 적어본다. 비데의 물 줄기는 참으로 얇고 강하다. 다들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다른 사람에게 내 마음을 보인다는 것.

 참으로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언제나 사람들을 만나며 유쾌하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나의 솔직한 마음을 다 털어놓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좋아하는 이성을 만나는 일은 커녕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어진 상황 속에서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이 부럽기만 했다. 순수하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본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달리 사랑을 표현하기에는 참으로 어색한 일이었다. 많이 해보지 않아서일까, 아니면 너무나 오랫동안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내보지 않았다던가, 뭐 여러가지 이유때문에 나의 마음에 대해 참으로 인색한 삶들을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이 인정할만한 일들만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주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일들을 저질으며, 내 마음에게 미안할 정도로 나 자신을 몰라주며 살았던 것 같다. 

 사람들의 관계는 참으로 오묘하며 신기할 때가 많다. 그렇게 사랑을 하다가도 한 마디의 말로 상처받으며 더 심한 그 한마디로 영원히 얼굴을 마주할 수 없게 될 때도 있다. 바로 이별인것이다. 한 마디의 말이 나오기까지는 수 많은 고민들이 동반될 것이며 그 말을 내뱉었다가는 주워담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게 몇번의 이별들을 경험하고나서 나는 마음을 닫은 상태로 살아온 것 같다. 

그렇게 몇 년을 지내다 만나게 된 비너스양. 나는 다시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





이렇게 그냥 계속 보낼 수는 없다. 

 나는 늙는다 고로 존재한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광속으로 흐르고 있다. 이제 몇 년이 더 지난다면 말로만 듣던 불혹의 나이가 될 것이라 생각하니 무념무상이다. 그러던 찰나에 비너스양을 알게 되었다. 내가 그녀에게 빠져들게된 건 어느 모임에서 만나게 되어 볼링을 치던 때였다. 볼링 공을 던지는 그 뒷태에 푹 빠져들었다. 자세도 좋은건 아니었고 스텝을 제대로 밟는 것도 아니었다. 서로의 자세를 영상으로 찍어주던 사람들이 많았고 나 또한 그녀의 뒷태를 핸드폰에 담았다. 슬로우 모션으로 담긴 그녀의 볼링치는 모습은 그냥 흘려보낼 수 없었다. 이번에도 그냥 흘려 보낸다면 너무나 후회할 것 같았다. 최대한 나의 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친해질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가지 동원하며 노력을 하고 심혈을 기울였다. 정말이지 심혈을 기울였다. 마음과 피를 기울였다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것도 그러한 노력들이 성공했기에 적을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그녀와 마음을 나누며 많은 시간들을 함께 하고 있으며 흘려보내지 않으려 많은 노력들이 함께하고 있다. 주말에는 혼자 커피숍에 가지 않으며 나보다 어리지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사람 흘려보내면 안된다고 느껴진다면 수단과 방법들을 모두 동원하여 노력해보길 바란다. 연애세포가 다 죽어있던 그 시점에 이런 사람을 만났다는 것은 참 복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마음만큼 시기와 질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내 모습에 당황할 때도 있지만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흘려 보내려지 않으려는 그 노력의 결과물들이니 말이다. 






사랑, 충분히 다시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우리는 살아가면서 몇 번의 사랑을 하게 될까? 모두에게 주어지는 사랑의 횟수는 다르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했으면 좋겠다. 흘러들어오는 사랑의 감정을 억누르며 흘려보내지 말자는 것이다. 사랑의 힘은 술을 참도록 했으며 연초를 전자담배로 바꾸게 하였고 여행을 즐겨하게 되었으며 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생겼고 힘들때 내 편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했으며 한라산을 오르게 했다. 면도를 자주하지 않던 나에게 면도를 적어도 2일에 한번은 하게하는 원동력이며 돈을 많이 벌어야하는 이유를 일깨워주는 존재이고 내 차에서 먼지를 제거해주는 사람이며 계획이라는 것을 미리하게끔 만드는 사람이다. 

 생각해보라. 모든 일이 즐거울 수 있으며 모든 일의 이유가 되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은 행복하지 않은가. 생각만해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 한 사람을 위해 마음을 쓰고 그 마음을 예쁘게 다듬는 것. 세상이 힘들고 어려워도 의지할 사람이 있고 함께 헤쳐나갈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다. 






다시 시작하는 사랑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며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녀 혹은 그는 당신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당신이 사랑에 빠졌다면 표현해보기를 간곡히 부탁해본다. 앞으로 남은 생에 몇 번의 사랑이 당신을 찾아 올지 아무도 모른다. 앞으로 다가올 사랑이 없다고 생각해보자. 큰일이다. 빨리 지금 카톡을 열어 "자니?" 라고 물어보기를. 대낮에 하면 안된다. 모든 감성들이 뿜어져 나오는 해가 없는 그 시간에 많은 작업들을 해보기를.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보태자면 이렇다. 


 "못생긴 나도 했다." 나보다는 잘생긴 혹은 예쁜 당신은 더 잘 할 수 있다. 들이대자. 돌격 앞으로. 옆으로 가지 말자. 배드민턴 치자고 빨리 꼬시자. 기회는 흘러간다. 네 샴푸향이 생각났다고 말해보자. 부끄러움은 안드로메다에 가둬두고 용기를 내어 비코그린을 먹은 후 같이 뱉어보자. 나, 너 좋아해. 

사랑은 우리에게 큰 힘을 준다. 

Love makes you super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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