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뭘까요?
조그마한 꽃을 몇 개 따와서
“엄마, 선물이야~”라고 준다.
그땐 예쁘기만 했지
그래서 주머니에 넣어 두었는데
글쎄 다음날 꺼내보니 다 말라있는 거다.
마르지 마르는 건 알았는데
낙엽도 마르고
책갈피에 펴서 말려 놓고
그런 거였지..
근데 문득 생기 있었던 어제의 꽃잎이 떠올라 내 머리를 두둥 치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게 결혼이구나!’
이게 결혼이구나?
꽃잎을 꺾는 게 결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몇 해 전 지금의 결혼 실패자가 되기 전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멋진 모습은
나무에 달려있던 꽃잎의 모습이었구나.!
그땐 정말 멋지고(외모가… 이게 내 결혼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이다만. 역시 동전의 양면이다 ㅠㅠ) 훤칠한 모습이 있었다.
그러니깐 결혼은 내가 부모님이 키운 정성스러운 꽃을 꺾어 우리 집 화병으로 데려 오는 것이라
연애할 때 멋지고 대단한 모습을 보고 나한테 이렇게 저렇게 해주겠구나를 기대하고 결혼하면 안 되었던 거 같다..
일단 중요한 건 내가 우리 집에 데려오고 싶을 정도로 잘 핀 꽃을 찾는 거
그게 첫 번째고
찾았다면
그 사람이 나한테 이렇게 해줄 거 같아서 결혼할 거야가 아니라
내가 우리 집에 화병에 꽃아서 물은 어떻게 줄 거고 어떻게 오래오래 그 모습을 유지하게 할지 고민 또 고민한 후에 용기 있게 꺾어야 하는 거 같다.
볼품없는 집에서 오래오래 두고 보고 싶지 않은 꽃은 꺾으면 안 되는 거고
그치만 꽃에게 인사정도는 할 수 있겠지~ 너의 모습과 향기로 지나가는 나는 반가웠다 라고
꽃 찾기와 환경마련해 줄 생각하기 꽃 꺾기
이 3단계만 했어도 내 결혼 실패는 아니지 않았었을까..
우리의 결혼 생활은 몇 단계에서 삐걱 돼서 잘못 껴진 단추가 달린 옷처럼 너덜너덜 해졌을까
너덜너덜 해진 매무새 사이로 끝내 버티지 못하는 단추가 떨어지면
그 사이로 숭숭 들어오는 바람으로 이 과정도 끝이 날까 싶다
누군가는 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마음의 짐이 솜사탕 녹듯 녹아버린거같다
달짝지근하고 퐁신퐁신한 솜사탕 위에 누워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