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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시아 Nov 18. 2023

뭐든 잘할 수 있는 방법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수업 나눔 행사에 수업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내 교과에선 꽤 큰 행사이기에 스스로 신청을 하고도 내가 왜 그랬을까 하며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다. 지난주, 행사 전에 사전협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어 수업 나눔 안내자 선생님과 만났다. 첫 학교에서 함께 일했던 인연이 있는 분이라 따로 라포 형성할 것도 없이 편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교사라면 누구나 가지는 생각이 있다. "수업 잘하고 싶다!" 나 또한 그렇다. 수업 준비가 막힘없이 술술 되었으면 좋겠다. 지도서를 펼치지 않아도 수업 아이디어가 마구마구 솟아났으면. 그런데 안내자 선생님과 협의회를 하며 깨달았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나아갈 수 있겠구나. 그리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구나.


수영을 배운 지 1년이 넘었다.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때는 25m만이라도 제대로 갔으면.. 했는데, 어느 정도 체력도 잡히다 보니 멈추지 않고 일명 뺑뺑이도 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수영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온몸에 힘이 들어가서 자세가 엉망이 되고 속도가 떨어진다. 팔 젓기에 신경을 쓰면 발차기가 안되고 발차기에 신경을 쓰니 발이 엉망이다. 언제쯤 몸에 힘을 잘 빼고 멋진 자세로 갈 수 있을까.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글을 블로그에 쓰고 있다. 이 글들을 모아 브런치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 글쓰기로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글로 유명해지고 싶은 건지? 그래서 책이라도 내고 싶은 건지? 그냥 글쓰기를 하고 싶은 건지?... 글을 잘 쓰고 싶다지만 다른 사람들의 글이나 책을 읽는 일에 많은 시간을 쏟지 않는다. 그리고 글은 쓰면 쓸수록 어렵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 지도 매일 고민이고 사실 이젠 내 글이 조금 지겹기도 히다. 그러면서도 내 글이 좋다.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려놓기 그리고 이미 잘하고 있음을 인정하기 아닐까 싶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좀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봐야겠다. 그리고... 이미 잘하고 있음을 인정해야겠다. 수업이든, 수영이든, 글이든 나아가고 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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