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소송, IEEPA 판결이 흔드는 세계 경제

이설아빠의 Global Business Story

by 이설아빠

요즘 글로벌 금융시장이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슈가 하나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소송이다. 쟁점은 단순해 보이지만 파급력은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 즉 IEEPA를 근거로 대통령이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가. 이 질문 하나가 지금 세계 무역·금융 시장을 긴장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하급심에서는 이미 “IEEPA는 관세 부과 권한을 명확히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 나왔고, 대법원은 2025년 11월 5일 구두 변론을 마친 상태다. 판결 시점은 임박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겉으로는 미국 국내법 해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공급망의 스위치를 켜고 끄는 문제에 가까운 것이다.


IEEPA는 무엇인가: 관세법이 아닌 ‘제재법’


IEEPA(국제비상경제권한법, International Emergency Economic Powers Act)의 핵심은 간단하다.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경우, 외국과의 경제·금융 거래를 강력하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한 법이다.


이 법은 전쟁·테러·적대국 위협과 같은 비상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위해 만들어졌다. 실제 활용 사례를 보면 이란·북한·러시아 제재, 중국 특정 기업 제재처럼 자산 동결, 거래 금지, 달러 결제 차단이 중심이었습니다.


즉, IEEPA는 전통적으로 ‘제재(sanctions)의 법’이지 ‘관세(tariffs)의 법’이 아니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제재법을 관세의 근거로 확장 해석했다는 점이다. 제재는 특정 대상의 거래를 막는 것이고, 관세는 수입품 가격에 세금을 얹는 조치다. 경제적 효과는 비슷해 보여도, 헌법과 법체계에서는 전혀 다른 영역이다.


대통령 vs 의회: 헌법적 권한 충돌


미국 헌법 구조에서 관세는 기본적으로 의회의 권한으로 이해된다. 관세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이번 소송에서 대법원이 보는 핵심은 “문구 해석”이 아니라, 대통령이 비상권한을 이유로 의회의 고유 권한까지 가져갈 수 있는가인 것이다.


하급심 판결문에는 의미심장한 문장이 남아 있다.


“정부는 IEEPA 외에 대통령에게 이 관세를 부과할 실질적 권한을 주는 다른 법률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 말은 대법원이 IEEPA를 좁게 해석하는 순간 관세의 법적 토대 자체가 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 그래서 이 사건은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라,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헌법적 시험대가 된 것이다.


‘환급’이라는 폭탄, 그리고 시장의 공포


시장이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환급(refund)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위법 판단을 내릴 경우, 이미 징수된 관세를 수입 업체에 돌려줘야 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추정 규모는 최대 1,680억 달러, 행정부와 법원 모두에게 엄청난 행정·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다.


이 불확실성만으로도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실제로 하급심 위법 판결 직후, 다우·나스닥·S&P500 등 미국 3대 지수가 동시에 하락한 바 있다. 판결 결과가 유지든 무효든,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점 자체가 기업 주문과 투자 결정을 멈추게 만든 것이다.

※ 출처: 해럴드 경제 보도자료, 「'트럼프 관세 불법'...뉴욕증시, 관세 불확실성에 하락 마감」, 2025.9.3.


한국 기업에 왜 직격탄인가


한국 기업에게 이 판결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과 직접 거래하지 않더라도, 달러 결제·미국 금융·미국 기술 중 하나라도 얽히면 영향권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AI, 에너지, 방산처럼 글로벌 공급망에 깊이 연결된 산업일수록 가격·계약·재고 리스크가 동시에 커진다.


관세가 유지되면 마진이 흔들리고, 무효화되면 계약 조건이 다시 뒤집힌다. 항상 강조하지만, 기업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높은 관세’보다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이다.


IEEPA는 ‘비상용 칼’, 대법원은 그 길이를 재고 있다


IEEPA는 본래 전쟁이나 위기 상황에서 꺼내 드는 비상용 경제 무기이다. 지금 미국 대법원은 그 칼이 어디까지 휘둘러질 수 있는지를 재고 있다. 판결 결과는 단순히 트럼프 관세의 존폐를 넘어, 앞으로 미국 대통령의 경제권한 범위를 규정하는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사안을 바라보는 가장 현실적인 시각은 “정답 맞히기 게임”이 아니라 시나리오별 맞춤형 대응이다. 가격·계약 구조, 재고 관리, 환리스크, 대체 시장까지 점검하는 것이 지금 기업과 투자자에게 필요한 태도일 것이다.


이번 판결은 숫자 하나를 바꾸는 사건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버튼을 누르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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