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아빠의 Global Business Story
2025년 여름, 중동이 다시 세계 경제의 뇌관이 되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오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으며, 시리아 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거점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에 대한 이란의 무력 보복 위협은 더 이상 ‘위기 가능성’이 아닌 ‘현실화’의 문턱에 있다.
이 두 국가의 충돌은 단순한 군사 분쟁을 넘어서 글로벌 공급망과 금융시장, 대한민국의 물가와 환율에까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뉴스 한 줄이 우리 일상 속 숫자와 금리로 되돌아오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대립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과거와 질적으로 다르다. 이란은 하마스(가자지구), 헤즈볼라(레바논), 후티 반군(예멘) 등 비국가 무장 세력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대리전’의 형태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이스라엘은 시리아를 포함한 주변 지역의 이란군 기지를 연이어 선제 타격하면서 군사적 대응을 공식화했다.
2025년 6월,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내 이란 거점 세 곳을 정밀 타격했고, 이란은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란이 시리아·레바논 접경 지역에 장거리 미사일을 전진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실질적인 무력 충돌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전통적인 친이스라엘 노선을 유지하되, 동시에 중동 전체로 확산되는 전면전을 방지하기 위해 이란과의 물밑 협상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인 ‘균형자’ 역할을 자처하는 미국조차도 이번 사안에선 방어적이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중동 지역의 긴장은 단순한 외교 이슈가 아닌, 실질적인 경제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은 중동 리스크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1. 국제 유가 급등 → 수입 물가 상승
중동의 군사 충돌은 곧바로 석유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및 UAE의 원유 시설을 공격할 경우,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급등한다.
2025년 4월, 후티 반군이 홍해 유조선을 공격한 직후 브렌트유는 하루 만에 7%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이는 에너지 수입국인 한국의 제조업과 소비자 물가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며, 궁극적으로 국민 생활 전반에 부담을 더한다.
2. 해상 물류망 불안정 → 공급망 비용 증가
홍해-수에즈-지중해로 이어지는 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물류의 핵심이다. 그런데 후티 반군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선사들은 이 항로를 피하고,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우회하게 된다.
이로 인해 운송 기간은 최소 2주 이상 증가하고, 해상 운임은 최대 3배까지 치솟았다. 대한민국 수출 기업들은 납기 지연, 운임 부담, 계약 해지 등의 타격을 직격으로 받고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들은 이를 감당할 체력이 부족해 더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3. 환율 불안정 → 외국인 자본 유출
전쟁 리스크가 커질수록 달러는 강세, 원화는 약세로 반응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90원을 넘어서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중소기업은 수출 환차익보다 원자재 수입 부담이 더 커지는 ‘역효과’를 경험하고 있으며, 수입 인플레이션이 소비자 물가로 전가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중동 위기의 특징은 ‘국가 대 국가’ 갈등에 그치지 않고, 하마스·헤즈볼라·후티 등 비국가 무장세력의 행동이 글로벌 리스크를 실질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후티는 최근 사우디 아람코를 향한 드론 공격뿐 아니라 홍해 항로를 위협하며, 물류와 해운, 해상 보험 시장에까지 파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테러 단체가 아니라, 지정학적 전략 자산으로 기능하며 각국 정부와 외교 안보 전략에 직결된 변수가 되어가고 있다.
중동 위기는 단순한 분쟁이 아니다. 우리 기업의 수출입 비용, 금융시장 변동성, 환율 전략에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에너지 확보, 공급망 관리, 물류비용 대응, 외환 리스크 관리 등 더 이상 '사후 대응'의 문제가 아닌 '선제 전략'의 과제가 되었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 수출기업 금융지원, 전략물자 확보 등의 다층적 대응을 준비하여야 하며, 민간 기업 역시 환헤지, 다국적 공급망 분산, 물류 파트너 다변화 등 실질적인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
지금 중동에서 울리는 총성은 단지 먼 나라의 이야기로 흘려들을 수 없다. 전 세계는 이미 그 여파를 가스비, 유가, 주가, 무역 과정에서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불씨를 감지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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