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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Feb 13. 2018

작가 인터뷰 - 베스트셀러 작가 정문정과 브런치

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33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출간 직후 1쇄를 모두 소진했고 한 달만에 무려 25쇄를 찍었습니다.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집계에 당당히 주간 종합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 중입니다. 정말이지 반가운 건 이 책의 저자 정문정 작가님이 바로 브런치 작가라는 사실입니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기'라는 매거진을 연재 중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반응이 이토록 폭발적인 것일까요? 정문정 작가님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01

잡지 기자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안녕하세요. 작가 정문정입니다. 최근 출간된 에세이집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저자예요. 그 전에도 한 권의 에세이집을 낸 적 있고요. 잡지 기자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20대 전문 미디어 <대학내일>에서 디지털 콘텐츠와 매거진 콘텐츠를 제작 총괄하고 있습니다.


02

브런치 작가가 된 계기


브런치가 처음 서비스를 제공한 직후부터 응원의 심정으로 지켜보았어요. 글쓰기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도 좋았고, 심사를 통해 글쓰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집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실제로 이용해보니 작가의 입장을 사려 깊게 고려한 서비스임이 여러 부분에서 실감되었어요. 다른 글쓰기 플랫폼은 글쓰기를 할 때 그 외의 것에 에너지를 더 많이 써야 하는 경향이 있는데 브런치는 그렇지 않아서 좋았어요. 콘텐츠와 작가를 귀하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03

브런치가 미친 영향


저는 SNS를 거의 하지 않아요. 어떤 상황을 보면 그에 대한 의견을 내기까지 오래 생각하는 편이라 SNS의 속도는 제게 너무 빠르게 느껴지거든요. 글쓰기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기에 그쪽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쓰기도 어렵고요. 하지만 요즘은 예술가조차 팔로워 수로 가치가 판단되고는 하지요. 모두가 인플루언서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분위기 속에서 SNS를 활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건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어쩔 수 없이 독자들과는 한 달에 한두 번 쓰는 칼럼으로만 만나왔는데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글 쓰는 횟수는 크게 늘지 않았어도 더 많은 독자들과 더 자주 가깝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자연스레 카카오의 여러 플랫폼에 노출된 덕인 것 같아요. 제 속도를 유지해도 괜찮다고 해주는 것 같은 플랫폼이 있어서 존중받고 응원받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04

왜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에 열광하는가


책이 나오자마자 초판이 매진되었어요. 발행일이 1월 8일인데, 감사하게도 한 달여 만에 25쇄를 찍었지요. 최근에는 예스24, 알라딘 등에서 종합 주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무례한 사람에게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인 것 같아요. 지금 우리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갑질’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겠지요.

2017년은 김무성 의원의 ‘노 룩 패스’ 사건뿐 아니라 박찬주 대장의 ‘공관병 사건’ 등 심각한 갑질 사건이 터져 나온 해였습니다. 대통령 탄핵 사건을 거치며 ‘이게 나라냐’하고 탄식하게 되는 비상식적인 일이 많았고 계급의 고착과 사회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세상에 대한 불신과 분노에 가득 차 의견이 다른 사람은 비난부터 하고, 자신의 힘듦에만 매몰되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들이 넘쳐나죠. 상처받은 사람들이 존재감을 확인하고자 자신보다 더 약자인 사람들을 무시하는 이른바 갑질의 낙수효과 현상마저 보입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당혹스러워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말하고 싶었지요. 특히 권위주의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한국 사회에서 자기표현을 어려워하는 2030 여성들을 위로하면서도 현실에서 써먹을 수 있는 실질적인 팁을 주고 싶었어요.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필요로 하는 메시지였다고 생각합니다.


05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해야 하는 이유


무례한 사람에게 왜 웃으며 대처해야 하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책 제목이 ‘무례한 사람에게 무례하게 대처하는 법’이 아니고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웃으며’의 뜻이 단순히 미소 짓는다는 뜻이 아니라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상대가 아무리 나에게 나쁜 짓을 하더라도 나의 존재를 망칠 수는 없어요. 그러므로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당신은 전혀 망쳐지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는 누구나 무례한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례한 사람도 처음부터 무례한 사람은 아니었을 겁니다. 나이를 먹고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면서 그의 행동을 저지하는 사람이 없어지자 그래도 되는 줄 알고 용기를 얻은 거죠. 그러니 서로 적절히 지적해주어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무지에서 나오는 무례함도 많기 때문이죠. ‘무법’과 달리 ‘무례함’은 같은 행동이더라도 관계마다 해석이 달리 되기도 합니다. 저만 해도 어릴 때는 적절한 예의를 몰라서 실수한 적이 많고, 지금도 대학생들이 몰라서 하는 실수를 많이 봅니다. 그럴 때 화내지 말고 웃으면서 친절히 설명해준다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어요. 우리가 서로 덜 망가지도록 돕자는 의미에서 ‘웃으며’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06

우리 모두 무례하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중학교 때부터 신문 배달을 하고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모두 아르바이트비를 제대로 못 받았어요. 어린애니까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겠죠. 대학생이 되어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손님들에게 폭언을 많이 들었고,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 회사 때문에 부당한 일을 많이 당했죠. 그런 문제를 이야기하면 어른들은 ‘네가 힘센 사람이 되어서 갚아주면 돼’, ‘억울하면 출세해라’ 같은 말을 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어떤 곳을 갔을 때 직원이 친절하지 않으면 화가 나더라고요. 그때 제 자신에게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미워하던 사람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억울하면 출세해서 받은 걸 갚아주라는 식의 이야기로는 이 세상이 전혀 좋은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무례한 사람일 수 있으니 서로 무례한 사람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죠. ‘나도 당했으니 너도 당해봐라’ 같은 말은 그만 했으면 해요. 오히려 당해봤으니 더 서로 조심하고 배려해야죠.


07

다음 이야기는


저는 트렌디하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에 강점이 있어요. 비슷한 연령대의 여성 독자가 공감하는 일상의 포인트를 집어내는 것도 좋아하고요. 이처럼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을 계속해나가려 합니다. 봄까지는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관련 북콘서트 위주의 행사를 하고, 이후에는 다음 책 준비를 시작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다음 책은 직장인과 30대 여성을 주요 독자로 상정하고 글을 쓰려고 합니다. 최소한 2년 주기로 한 번씩은 책을 내고 싶어요.


08

우리 함께 용기를 냅시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의 부제는 ‘인생 자체는 긍정적으로, 개소리에는 단호하게’입니다. 인생은 사실 비극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씩씩하게 내 주변만이라도 바꿔보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세상은 진짜로 달라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지’ 같은 말은 그만하고, ‘나 때는 더 힘들었어’ 같은 말도 그만하고, 우리보다 약하고 어려운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누구든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금 밟으셨어요’ 하고 말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의 권위적이고 갑질이 횡행하는 문화도 바뀌어 갈 수 있을 거예요. 우리 함께 용기를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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