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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팀 Sep 09. 2019

출판사, 작가, 서점이 공존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요

조광환 에디터가 함께 만든 당신의 책

조광환은 현재 프로작북스 출판사의 대표로 일한다. 경제경영, 에세이, 일과 직업 분야에 관련한 책을 주로 출간하고 있으며 《어린 왕자와의 일주일》, 《솔직히 말하자면, 괜찮지 않아》, 《가지고 싶은 걸 가져요》 등이 대표적이다. 고양이 두 마리를 키우면서 여느 주변 사람들처럼 밥벌이하느라 울고 웃으며 일상을 고군분투하는 중이다. 평범한 일상과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 이야기를 전하는 책을 만들며 삶을 가꿔나가고 싶은, 30대 후반의 보통 사람이다. 


조광환 에디터 © Magazine B


단순한 위로보다는 공감을,
충고나 조언보다는 용기를 주는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제6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출간하고 싶은 작가를 선정하고 책 출간을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계기가 있다면요?

사실 출판사를 창업하기 전부터 브런치북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들었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을 위한 플랫폼을 통해 완성된 이야기가 출판사와 연결되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탄생한다는 것. 


처음엔 기존에 존재하던 플랫폼과 형태라 브런치 역시 여러 플랫폼 중 하나일 뿐이라고 여겼어요. 이전 출판사에서는 영업과 마케팅을 담당한 터라 큰 관심을 갖기도 어려웠지만요. 출판사를 창업하고 나서 우연한 기회에 브런치북 프로젝트의 담당자를 만났고, 감사하게도 10인의 에디터 중 한 사람으로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브런치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읽어보았죠. 일상의 삶이 묻어 나오는, 전문가의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들의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가 담겨 있더라고요. 저 역시 읽으며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았죠. 그렇게 다시 접한 브런치는 수많은 플랫폼 중 하나가 아닌, 제가 꼭 출간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긴 작가들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브런치북 담당자에게 참여를 부탁하고 싶어 졌지요. 



많은 출판사 편집자가 브런치를 통해 새로운 시각을 지닌 작가를 발굴하고 있는데요, 이른바 ‘1인 미디어 시대’에 작가를 발굴하는 편집자로서의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원고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제목까지 결정하고 글을 쓰는 경우 제목과 글의 메시지가 부합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미리 목차를 구성하는 작가, 원고의 제목과 내용이 부합하는 작가, 그리고 원고의 제목이 매력적인 작가를 선호해요. 노하우라기보다 제가 좋아하는 원고의 특징이 그렇습니다. 



프로작북스에서는 이현진 작가의 <삼십대 싹싹하지 말자>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는데요, 최종적으로 이 작가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출판업에 몸담고 있지만, 너무 어려운 글이나 심오한 메시지는 읽기가 힘들었어요. 읽자마자 공감이 되는 주변의 이야기, 한 번쯤 보통의 일상을 돌아보게 해주는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책으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익숙해질수록 설렘은 바닥난다. 그러니 종종 낯설어지자.” 이현진 작가의 《싹싹하진 않아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중 한 구절인데요, 수많은 원고 중 최종 작을 선정하는 데 고민을 많이 했음에도 작가의 원고 중 저 구절을 읽으면서 ‘아, 이 작품을 최종 선정해야겠다’라고 마음먹었습니다. 매일의 출근길, 자주 찾는 가게, 익숙한 나만의 공간. 누구나 한 번쯤 편안한 일상 속에 설렘이 사라져 간다는 생각 해보지 않나요. 가끔 의도적으로 작은 일탈을 행해 길을 잃어보자는 작가의 메시지가 와 닿았습니다. 



이현진 작가와의 출간 작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현진 작가는 캘리그래퍼이면서 디자이너라 특히 책의 레이아웃 디자인에 많은 의견과 도움을 주었어요. 그간 작업한 작가와는 원고에 대한 피드백만 주고받았다면, 이현진 작가와는 디자인에 관해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수 있어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작가가 원고를 마무리하면 제가 편집을 진행하고 그때그때 작가와 조율하는 방식이었는데요, 감사하게도 책 출간이 처음인 작가가 제 의견을 많이 믿고 따라와 주었습니다. 



이현진 작가와 작품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요? 


아마도 제6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당선작 중 프로작북스의 책이 가장 먼저 출간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2019년 8월 첫째 주에 출간했으니까요. 제가 책에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책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널리 읽혔으면 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겠죠. 웃자고 한 이야기지만 진심입니다.(웃음) 

『싹싹하진 않아도 충분히 잘 하고 있습니다』, 이현진 저 / 프로작북스



누구나 자기 생각과 감정이 담긴 글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일이 가능한 시대입니다.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인 브런치가 출판계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많은 사람이 브런치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좀 더 쉽게 타인에게 알릴 수 있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브런치가 출판사와의 협업 방식을 구체화하고 다양화한 것이 더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로맨스나 판타지, 무협 장르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국내 웹 소설 시장을 살펴보면 종이 책으로 출간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요, 이는 수익성이나 이슈 메이킹 면에서 특별히 종이 책으로 발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입니다. 이미 웹 소설 시장성이 커질 대로 커졌고, 독자층 역시 두터운 것이 사실이니까요. 이제 출판사 없이도 작가가 직접 다양한 플랫폼에 자신의 글을 올려 이슈를 만들거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브런치는 ‘브런치북 프로젝트’나 브런치 협업 출판사 시스템을 통해 작가와 출판사를 연결해주는, 적극적인 연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작가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출판사와의 협업을 통해 출판 생태계의 상생이라는 목적과 다양성을 추구한다는 지점이 여타의 플랫폼과 다른 차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출판에서 다양성이 존재하려면 결국 출판사와 작가, 그리고 서점이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해요. 브런치의 취지와 목적이 선한 영향력으로 출판계 종사자와 작가, 그리고 독자에게 자리 잡길 바랍니다.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슬로건은 ‘새로운 작가의 탄생’입니다. 평범한 개인이 브런치에서 작가라 불리고 ‘출간 작가’가 되는 기회를 얻고 있는데요, 브런치 작가와 기성 작가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기본적으로 브런치 작가와 기성 작가의 차이가 있을지에 의문이 듭니다. 누구나 자신의 글로 책을 출간하기 전에는 평범한 개인일 수밖에 없고, 출간 이후에는 ‘작가’ 타이틀을 갖게 되죠. 작가가 된 계기가 ‘브런치’를 통해서일 뿐 저는 기성 작가와 브런치 작가의 구분점은 없다고 생각해요. 



전문적인 편집에 대한 신인 작가의 반발도 있을 것 같은데요, 오랜 경력을 지닌 편집자로서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제가 편집자로서 그리 오랜 경력을 갖춘 것은 아니지만, 반발이라기보다는 편집자로 인해 자신의 글이 고유 색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신인 작가의 두려움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아요. 물론 일부 편집자나 작가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저는 대화나 태도의 문제로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봅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느냐,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 같거든요. 



새로워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도전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책의 기획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원고를 썼으면 좋겠어요. 결국 책은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인 만큼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의도와 구성으로 자신의 글을 보여줄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분명히 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내 글을 읽게 할 것인가, 그를 위해 나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 이 메시지가 각 원고의 제목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내 기획 의도와 목차만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인가.’ 이 같은 질문에 충분히 상응할 수 있다면 여러분의 도전은 성공할 겁니다. 



조광환 에디터가 함께 만든
제6회 브런치북 대상 수상작


저자: 이현진(아도르)

편집: 조광환 (프로작북스 펴냄)

원작: <삼십대 싹싹하지 말자>


마흔을 앞두고서야 알게 된,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는 30대 후반전의 이야기들. 
부딪히고 깨지고 다치고 아물기를 반복하며 30대를 거의 다 보낸 지금도 인생의 확신을 갖지 못하고 여전히 꿈과 진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캘리그라피 디자이너이자 작가가 힘겨운 삶을 버티듯 살아내고 있는 이들에게, 그 마음을 내가 다 알고 있다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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