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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팀 Oct 18. 2019

저자 캐릭터를 숨긴 건 마케팅적인 의도였어요

『마케터의 여행법』 김투몽 작가 & 북스톤 인터뷰

서점에는 매일 새로운 책이 쏟아져 나옵니다. 저마다의 마케팅 전략을 단단히 준비한 책들이죠. 마케터가 마케팅 책을 낸다면, 그 책은 어떤 마케팅 전략을 가지고 나오게 될까요? 『마케터의 여행법』을 쓴 김투몽(김석현) 작가와 북스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김투몽 작가님의 글은 어떤 계기로 알게 되셨나요?

북스톤 김은경 에디터 (이하 '북스톤') | 브런치북 수상 작가지만 브런치를 보고 알게 된 건 아니었어요. 작가님이 저희 출판사에 투고한 것을 계기로 책을 내게 됐으니까요. 다만 작가의 존재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죠. '투심몽키'라는 닉네임으로 페이스북에서 활동하는 분이 있었는데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독특해서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지만 어떤 분인지도 궁금했죠. 평소 투고 원고를 촘촘하게 보진 않는 편인데 관심 가지고 본 것도 그 때문입니다. 결국 저자의 SNS가 주효했던 셈이네요.


김투몽이라는 필명이 독특해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마케터의 여행법』 저자 김투몽(이하 '김투몽') | 사실 주기적으로 필명을 바꾸고 있어요. 온라인 상에 제 흔적이 남는 걸 기피하는 성격이어서요. 2016년에 당시 운영하던 해외주식투자 블로그 필명을 '투심몽키'로 교체했는데요, 심리학을 기반으로 투자 기회 분석을 했기 때문에 투자 심리를 줄여서 '투심', 2016년이 원숭이띠 해였으니까 '몽키'. 그러다가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김투몽이라는 필명으로 만든 거고요.


책에는 '김석현'이라는 실명이 함께 올라갔어요.

김투몽 | 사실 『마케터의 여행법』은 김투몽으로 너무 내고 싶었어요. 가족, 친구, 지인들 모르게 책을 내고 싶었던 것도 있었고, 글을 쓰는 자아는 실제 제가 아니라 김투몽이라는 자아라는 점 때문이기도 했고요. 원래 김투몽으로 출간할 계획이었는데 마지막에 본명을 사용하기로 마음을 바꿨어요. 경영서, 특히 투자서라는 책의 특성상 본명을 사용하는 편이 신뢰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편집자님의 전략적 판단 덕분이었죠. 몰래 낼 수 없어서 아쉽지만 옳은 선택이었음을 부정할 수 없어서 분할 따름입니다. (웃음)


김투몽 작가의 글쓰기는 관찰에서 시작돼요
같은 것을 다르게 해석하는 능력이 강점이고요


북스톤 외에 다른 출판사 제안을 받은 적은 없나요?

김투몽 | 북스톤 이전에 출판사 두 곳에서 제안받고 미팅을 했었어요. 한 곳은 여행서 전문 출판사라 유럽의 마트, 슈퍼마켓, 벼룩시장 등에 관한 에세이를 쓰길 바랐고, 다른 한 곳은 투자서 전문 출판사라 유럽 주식을 전문적으로 다룬 본격 투자서를 원했어요. 둘 다 제가 쓸 수 있는 글도 아니고 쓰고 싶은 글도 아니라 거절했고요. 반면 북스톤과는 합이 잘 맞아서 일단 출간이 결정된 후로는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한 차례 경험을 해 보니 출간 경험이 없는 저자일수록 업무 방식이나 관심사 측면에서 자신과 잘 맞는 편집자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투몽 작가님은 해외에 거주하고 계시잖아요. 그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나요?

북스톤 | 평소 작은 결정을 내릴 때도 충분히 의견을 교환했기 때문에 상대의 생각이 어떨지 듣지 않아도 대략 알고 있었어요. 이를테면 바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도 "OK"만 들으면 되는 상황이었죠. 쉽게 통화할 수 없는 만큼 카톡을 자주 해서 오히려 촘촘한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브런치 작가 김투몽 (일러스트: 설동주)


저자와 신뢰가 충분히 쌓였기에 가능한 일이었겠죠?

북스톤 | 모든 일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믿어요. 저자, 편집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 한 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관여하죠. 작가가 마감을 지키고 좋은 원고를 쓰고, 편집자가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 출판사가 시장에 어필하는 책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요소는 '존중'이 아닐까 싶어요.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면 저절로 맡길 건 맡기게 되고,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게 됩니다. 일이 잘될 수밖에요.


마케터라는 직업이 그대로 책이 된 예인 것 같은데요. 글감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김투몽 | 저는 전업 작가도 아니고 정기적으로 연재를 하는 것도 아니어서 일부러 글감을 찾는 경우는 없었던 것 같아요. 되려 글을 쓰는 속도가 글감이 떠오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할까요? 글을 쓰는 속도가 느려서 그런 거 같기도 하고요. (웃음) 어쨌든 덕분에 글감은 늘 넘쳐납니다. 기사 또는 책을 읽거나, 일을 하는 등 하루 일과를 보내거나,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옮길 따름이에요. 제가 생각한 것들을 그대로 글로 옮기기 때문에 제 직업과 관심사가 반영된 『마케터의 여행법』이 나온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결과인 것 같기도 하고요.


'마케터'와 '여행법'의 조합이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김투몽 작가님의 원 글 매거진명은 '지속가능한 유럽식 경영 바로 알기'였는데요, 제목을 짓기 위해 키워드를 도출해낸 과정이 궁금합니다.

북스톤 | '마케터'를 생각해낸 건 작가님의 아이디어였어요. 김투몽 작가의 글쓰기는 관찰에서 시작되거든요.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르게 해석하는 능력이 강점이고요. 작가님은 그런 능력을 필요로 하는 가장 큰 독자 타깃을 마케터라고 상정했어요. 물론 본인이 마케터이기도 했지만요. '여행법'은 제가 생각한 키워드인데요. 사실 『마케터의 여행법』은 유럽, 마케터, 브랜드, 주식투자 등 원고 안에 키워드가 많은 편이에요. 일상을 관찰하고 다르게 해석하고 이를 토대로 유럽 브랜드와 기업에 투자하는 저자의 패턴을 하나의 여행법으로 규정하고 싶었어요.


우리 사회가 소비의 시대에서
경험의 시대로 옮겨왔다는 느낌을 받아요


마케터를 타깃으로 했지만 일반 독자들도 많이 찾아보는 책이 된 거 같아요.

북스톤 | 최근 몇 년 우리 사회를 보면 확실히 소비의 시대에서 경험의 시대로 옮겨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SNS를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남들과 공유하고 영향을 미치는 것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자연히 늘어났고. 그런 행동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대잖아요. 이런 모습이 마케팅, 마케터의 일과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 마케팅이니까요. 경험을 가장 빨리 흡수할 수 있는 방법이 여행이잖아요? 『마케터의 여행법』이 이런 사회적 흐름, 사람들의 갈증과 잘 맞아떨어진 게 아닐까요.


당초 설정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독자들을 움직인 건데요, 이런 반응을 예상하셨나요?

김투몽 | 전혀요. 유럽여행, 마케팅, 투자. 이런 이질적인 세 주제들을 동시에 다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었어요. 유럽여행도 즐기고, 마케팅에도 관심 있으면서, 투자까지 하는 사람이 한국에 그리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심지어 그분들이 독서까지 좋아하리라고는. 그래서 유럽여행, 마케팅, 투자 가운데 한 가지만 좋아하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도록 편집자님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즉 관심사의 교집합이 아닌 합집합이랄까요? 타깃 독자를 넓히고자 하는 마케팅적 사고가 반영된 거죠.


북스톤의 책은 '일을 잘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의 책상에 놓여있는 책'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북스톤에서 추구하는 저자 상이 있나요?

북스톤 | 특별히 관심 있는 작가가 있다기보다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과 유연성을 갖춘, 그리고 자신의 일을 글로 소통하는 걸 즐기는 직장인들을 예비 저자로 눈여겨보게 돼요. 예전에는 특정 영역에서 평균 이상의 성과를 내거나 일가를 이룬 사람들만이 책을 낼 수 있다는 암묵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 요즘 독자들은 오히려 현재진행형에 가까운 이야기를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며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하는 심리죠. 그리고 주제와 상관없이 니치한 것과 대중적인 것의 경계에 있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도 있고요.



작가님은 지금도 글감이 계속 쌓이고 있을 것 같아요. 혹시 다음 책도 계획하고 있으신가요?

김투몽 | 당분간 책을 쓸 계획은 없습니다만, 언젠가 책을 쓰게 된다면 다음 책도 분명 여행책을 쓸 거 같습니다. 물론 『마케터의 여행법』처럼 여행책을 가장한 마케팅 책, 투자 책이 될 수는 있겠지만 기본은 늘 여행이에요.


저자의 캐릭터를 배제한 건
마케팅 관점의 접근이었죠


단번에 '여행'이라 특정하시는 이유도 궁금해요.

김투몽 | 여행은 저에게 가장 큰 취미고, 그 영역에서 벗어날 생각이 없거든요. 벗어나는 순간 글쓰기가 재미없어질 거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취미를 제 손으로 없앨 만큼 욕심이 큰 사람은 아니거든요. 『황금 알을 낳는 거위』에서 그렇게 배웠습니다. (웃음) 다음에는 '김투몽'이라는 자아가 여실히 드러나는 여행책을 써보고 싶어요. 『마케터의 여행법』 리뷰를 보면 '저자가 전혀 드러나지 않은 보고서 같은 책'이라는 평이 제법 있거든요. 저자의 생각과 취향으로 가득한 책이지만 저자의 캐릭터는 완벽하게 배제한. 그래서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궁금해하길 바랐어요. 역시 마케팅 관점의 접근이었죠.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거 같고요. 어찌 되었건 그래서 다음 책에는 반드시 김투몽이라는 캐릭터가 묻어나는 책을 쓰고 싶어요.


브런치에는 출간을 꿈꾸는 작가 분들이 많습니다. 브런치북 5회 수상 작가로서, 팁을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투몽 | 브런치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정말 유용한 플랫폼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브런치 독자들로부터 일차적으로 글을 검증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도움이 많이 됐거든요. 그리고 글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좋아지면 출판사와 연결까지 지원해주는 시스템도 유용하고요. 단 한 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브런치 독자 분들이 선호하는 주제, 문체가 분명 존재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브런치를 통해 출간 작가가 되고 싶다면 본인의 글이 브런치와 결이 맞는지, 맞지 않는다면 결을 맞출 수 있을지 여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나 출간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요.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하시게 됐어요. 북스톤에서 내년에 출간하게 될 작가님에게 한 마디 부탁드릴게요.

북스톤 | 과정이 즐거우면 결과가 아름다울 거라고 믿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게요. 덜 팔리면 또 어때요. 우리끼리 즐거우면 됐죠. (웃음)






북스톤에서 새로운 작가를 기다립니다. 출간을 꿈꾸는 브런치 작가라면,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 도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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