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우스개 소리로 '직장인이라면 모두가 마음속에 사표를 하나씩 품고 일한다.'라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상만 할 뿐, 마음속 깊이 품은 사표를 절대 밖으로 꺼내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과를 알 수 없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기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싶어서, 용기를 낸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번 브런치 인터뷰의 세 번째 주인공, 티거 Jang(장수한)작가님입니다.
안정적인 울타리 밖을 나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은 언제나 두렵고 겁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걸 알면서도, 다시 한 번 정글 같은 세상에서 즐거운 도전을 시작한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많은 분들이 왜 이름이 '티거 Jang'이냐고 물어봅니다. 사실 '티거'라는 필명은 저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아무 계획 없이 덜컥 퇴사를 한 후 '나는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를 생각했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던 것은 글이었습니다. 그렇게 쓴 글들을 막상 브런치에 올리려고 하니 처음에는 두려웠습니다. 주제 자체도 마냥 말랑말랑하지 않고 스스로 더 부끄러워질까 봐 망설여졌지요.
그때 저는 제 생애 처음으로 용기를 냈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제가 지금의 아내와 세 번째 헤어졌을 때, 타임스퀘어에서 작은 이벤트를 했었는데, 바로 이 티거 인형을 쓰고 아내에게 다시 한 번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그때의 '티거'처럼, 퇴사 후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작게나마 용기를 내기 위해서 저는 기꺼이 다시 '티거'가 되기로 했습니다. (웃음)
처음 출판사 미팅을 할 때부터, '아 누군가 내 글을 위해 이렇게 헌신해 주시는구나' 하는 감격에 설레었고, 원고 편집 방향과 디자인 콘셉트 등을 논의하는 자리도 두근두근 흥분되었습니다. 막판에는 밤새도록 원고를 보고 또 보고, 더 이상 내 글이 보기 싫어질 때까지 수정하는 작업이 있었지만, '생애 처음'이라는 단어 때문일까요. 저에게는 너무나 감사하고 신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출간을 준비하는 모든 순간이 즐거웠습니다.
아, 물론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주제들 중 일부를 제외하고 수정하자는 편집장님의 말을 들었을 때는, 어린아이처럼 고집을 부리기도 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편집장님이 제시한 방향대로 수정하기를 잘 한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원고 교정과 디자인에 대해 꼬치꼬치 토를 달아서 출판사 분들이 좀 난감하셨을 것 같긴 합니다. (웃음)
처음 책을 준비하면서 제 책은 20~30대 직장인과 청년 분들이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경험한 작은 계기를 통하여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얼마 전, 아버지가 동기 및 친구분들에게 제 책을 추천해 주셨는데 그중 한 친구분께서 저에게 연락을 하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아버지의 추천으로 바로 서점에 가서 책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왜 우리나라 청년들은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기성세대의 일인으로써 많이 참담하지만, 아직 희망과 용기의 끈을 놓지 않겠노라고, 그리고 저에게도 자유롭고 아름답고 날개를 펼쳐 보라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전 오히려 그분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들뻘 되는 사람이 쓴 글에도 진심으로 공감해 주시고, 또 용기를 주셔서 제가 오히려 더 힘을 얻게 되었거든요. 그동안 제가 잘 몰랐던 어쩌면 알려고 하지 않았던 베이비 부머라 불리는 저희 아버지 세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며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고, 또한 더 많은 아버지 세대에서 이 책을 읽고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 격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 책을 읽다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단순히 '대기업이 답답'해서 나온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조건들과 상관없이, '내 인생에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누구일까'를 찾고 싶어서 다른 탐색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지요. 그것들을 조금씩 찾아갈 수 있다면, 그곳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자영업이든 큰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웃음)
물론 퇴사 후 한동안은 많이 막막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감이 매일 엄습하고,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온갖 잡념들이 저를 괴롭혔지요. 그러나 그 시간들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돌아보면, 제 인생에서 한 번쯤은 분명 필요한 시간이었고 조금씩 인생을 마주하고 조금씩 '살아내려는' 노력을 배우게 해 주었으니까요. 시간을 되돌려 저에게 다시 한 번 선택의 기회가 온다고 하더라도, 아마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퇴사 후 인생공부를 다시 하고 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핑계로, 새삼 내가 얼마나 이기적으로 살았나 반성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아들의 선택을 지지하시고 기도해 주시는 부모님, 맡겨둔 딸을 호강은커녕 고생만 시키게 만드는 사위를 믿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장인 장모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과연 잘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으로 스스로 무너질 때마다, 오히려 나를 믿고 더 큰 꿈을 위해 변함없이 지원해주며, "난 지금 생활에 너무 만족하는걸"이라고 해맑게 웃어 보이는 아내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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