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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스토리팀 Apr 12. 2016

작가 인터뷰 06 - 고래나무왕

꿈을 이룬 작가들의 이야기

여기 '구름'과 '고래'라는 주제로 따뜻한 동화를 쓰는 작가가 있습니다.

사실 그가 쓰는 따뜻한 동화와는 달리, 그는 다양한 재료를 능숙하게 다루는 조각가입니다.

우리를 놀라게 한 반전의 인물은 브런치 작가 인터뷰의 여섯 번째 주인공, 고래나무왕 작가님입니다.


친숙하지만 평범한 소재인 '고래'와 '구름'으로 이토록 긴장감 넘치는 동화를 쓸 수 있다니...

동화를 읽는 내내, 스토리에서 느껴지는 팽팽한 긴장감 때문에 손바닥이 땀으로 흥건해질 정도였습니다.

아마 고래나무왕의 동화를 읽으신 독자분들은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글과 그림 모두를 완벽하게 해내는 다재다능한 작가, 고래나무왕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01

작가란 작가는 다 하고 싶었던 어린이

안녕하세요, 저는 고래나무왕입니다.


어렸을 때는 당연히 미술작가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스스로를 보니 부족하고 모자란 어휘로 시라는 걸 적고 있더라고요. 대학생이 되어서는 어릴 때도 잘 읽지 않던 동화가 그렇게 좋아졌습니다. 그때부터 언젠가 동화를 써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살아왔어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오래도록 읽을 수 있는 <어린 왕자>와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이요.


다시 생각해보면 예술이라는 건 모조리 다 하고 싶었던 게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조각가도, 동화작가도, 일러스트레이터도, 언젠간 노래도 그리고 공연도요. 예술가로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보니 이 모든 것들을 다 해보려면 시간을 더 아껴 써야 하는걸 느껴요.


요즘은 본업인 미술작가로서의 삶을 사느라 동화 작업을 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제 개인전이 끝나면 조금 쉬면서 다시 동화를 손볼 생각이에요. 아직 저에겐 쓰고 싶은 이야기, 쓰다만 이야기 그리고 더 단단히 만들고 싶은 <고래>와 <름름이>가 있거든요. 다행인 건 제 마음이 조급하지 않다는 거에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 깊이 있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동시에 나이를 더 먹더라도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간직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02

조각가가 아닌 아티스트


전공은 조소지만 스스로를 조각가로 한정 짓진 않아요. 항상 예술가로 불리는 걸 더 좋아했어요. 그래서 명함에는 늘 Sculptor 대신 Artist로 적어 놓아요. 사실 대학원 진학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었어요. 학교 다닐 때 조소과임에도 불구하고 늘 평면작업을 동시에 해오던 저였기에 학부 때 교수님들로부터 이런저런 말들을 많이 들었었거든요. 졸업하기 전엔 동화가 정말 좋아져서 '동화작가를 위한 공부를 할까?'라고 진지하게 고민했었어요.


결국 제가 오랫동안 즐겁게 해온 조소를 더 공부하기로 했고, 동화는 혼자 공부하기로 결정했어요. 그 이후 동화가 저의 작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는 저의 첫 개인전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제목이 바로 <동화적 여정>이었거든요. 금속조각 작업이었지만, 저는 그 전시회 자체가 하나의 동화라고 생각하거든요.




#03

조각과 동화의 차이점


간단하게 조각 작업과 동화 작업의 가장 큰 차이점을 말하자면,

'작업복이 필요하냐, 필요하지 않느냐'가 아닐까 싶어요. (웃음)


조각은 공간 전체를 고려해야 하고, 어떤 재료들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할 일이 주어져요. 사실 조소과라면 다 공감하는 이야기인데, 우리들은 작품을 구상할 때 항상 입체적 공간감을 가지고 임하기 때문에 평면작업보다 훨씬 다양한 것들을 고려해야 하죠. 간단한 작품이 나오는 데에도 작업 공정이 많기 때문에 한 작품이 나오는 데에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요. 그리고 많은 육체노동이 포함되고요.


반면 동화 작업은 조각에 비하면 비교적 부담이 덜되고 쉽게 느껴져요. 그러나 어느 연령대의 모습으로 글을 써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정식으로 글쓰기나 동화에 대해 배운 게 아니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풀어나갈 때 스스로 한계를 많이 느껴요. 게다가 어떤 땐 어른의 모습으로, 어떤 땐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이입해서 쓰려니, 어떤 것이 맞는 방법인지 잘 몰라서 더 어려운 거 같아요.




#04

내 동화의 주인공, 고래와 름름이


사람들은 왜 많은 소재 중에 고래와 구름에 대한 이야기를 하냐고 물어보세요. 저는 작업을 할 때, 항상 자연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요. 제 동화에 등장하는 고래와 구름은 저에게 신(神)이 되기도 하고 제 자신이 되기도 해요. 하지만 언제나 저의 존재에 대해 바르게 볼 수 있게 해주는 매개체임은 틀림없어요. 동화도 조각도 그림도 모두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동시에 풀어나가려고 하고, 그 모든 작업이 궁극적으로는 스스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어요.


"구름을 봐봐, 그리고 고래를 봐봐. 넌 누구니?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니?"


물론 언젠가 고래와 구름이 아닌 다른 주제로 글을 써보고자 하는 계획이 있어요. 오래전에 써 놓은 이야기가 있는데, 우선 <고래>와 <름름이>를 단단하게 다지면,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서 완성시켜 볼 생각이에요. 주제는 '죽음'이에요. 아마 쉽지 않겠죠. (웃음)




#05

컴퓨터로 그리는 따뜻한 동화

브런치를 통해 화면으로만 보던 <고래>와 <름름이>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


저는 원래 항상 손그림을(손으로 직접 그리는 그림) 고집해왔어요. 그런데 브런치에 연재했던 두 편의 동화는 디지털 작업과 병행한 그림이에요. 먼저 제가 즐겨 사용하는 종이 위에 마커나 수채화로 샘플 작업을 하고, 그걸 스캐너로 디지털화시켜서 다시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컴퓨터를 사용하더라도 따뜻한 느낌을 잃지 않으려고, 최대한 손으로 그린 그림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이렇게 작업한 따뜻한 동화를 가장 먼저 고래에게 읽어주고 싶어요. 물론 제가 고래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면요. (웃음) 제 동화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듣고,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딘지도 알고 싶어요. 그러나 사람에게 읽어준다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을 거 같아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때론 아이 같기도 하지만 때론 어른 같기도 하잖아요. 누구보다도 제가 쓴 동화의 본의를 잘 이해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조각가였던 제가 동화를 그리게 된 이유요?
간단해요. 전 늘 동화를 이야기해왔으니까요.





고래나무왕 브런치 보러 가기



고래나무왕 세 번째 전시회 안내

동화가 아닌 원래 저의 직업인 조각으로 작업한,

색다른 <고래>와 <름름이>를 만날 수 있는 전시회에 독자분들을 초대합니다!

부담 없이 오셔서 저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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