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화신 작가
Q. 먼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연하게 되신 걸 축하드려요.
그동안 소규모 스피치 스터디를 진행해 본 적은 있지만,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하는 강연은 처음이에요. 언젠가는 기회가 된다면 나의 콘텐츠로 강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막연히 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제안을 받고 나니 꿈이 이루어졌다는 기쁨보다는,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고 덜컥 걱정부터 되더라고요. 어쨌든 이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던 터라, 저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죠.
Q. 브런치에서 꾸준하게 활동해 오셨는데, 처음 글을 쓰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회사 일로 한창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하던 작년 8월, 한 전시회에 갔다가 본 문장이 제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해 주었어요. 그때까지 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그러던 중 웹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브런치북 예고 공지를 봤어요. 그게 작년 8월 28일이었는데, 보자마자 '브런치를 통해서 책을 내야겠다, 이게 바로 내가 원하는 거야.'라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다음 날인 29일에 회사에 사표를 내고, 9월 2일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웃음) 무모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브런치가 그만큼 간절했어요.
진정한 성공은 언제나 기본적인 것,
본질적인 것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Q. 작가님이 생각하는 말을 잘한다는 건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나답게 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솔하게 말하는 거요. 최근에 출간된 제 책 <나를 지키는 말 88>에서 ‘지킨다’란 단어는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킨다는 뜻이 아니라, 나답지 못한 것으로부터 나다움을 지킨다는 의미예요. 예를 들어 누군가가 아무리 달변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말이 스스로를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아니라면, 그건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Q. 스킬이 아닌 화자에 초점을 맞춰서 '말'에 대한 글을 쓰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말 자체’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말은 자기 혼자 생겨날 수 없는 거니까요. 잠꼬대나 비명처럼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말이라면 모를까, 우리가 내뱉는 말들은 우리 머릿속 ‘생각’이 의도한 대로 밖으로 표현되는 거잖아요. 그러므로 내가 뱉는 말은 곧 나의 생각이고, 인격이고, 영혼이라고 봐요. 이번에 제가 쓴 <나를 지키는 말 88>도 '말은 곧 나'라는 바탕 위에 쓰인 책이에요. 결국 제가 쓰는 이야기들은 화술에 관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말하는 인간’에 대해 탐구한 인문 에세이예요.
Q. 대화를 나누는 것이 직업인데, 인터뷰를 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말이든, 글이든, 삶이든 리듬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흐름 같은 거요. 개인적으로 인터뷰할 때 미리 질문을 준비하지 않는 편인데,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지는 게 진짜 대화이고, 그럴 때 고유한 리듬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음악처럼 이어지고 흐르며 리듬을 타는 것이 아름다운 대화가 아닐까요. 그런 흐름 속에서 제가 닿고 싶은 목적지는 인터뷰이의 내면이에요. 말 그대로 inter:view, 안을 들여다보는 게 인터뷰니까요. 내면에 닿지 못하는 거라면, 굳이 일대일 인터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Q. 브런치를 만나 경험한 작가님만의 작은 삶의 변화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런치를 통하여 책도 출간하게 되었고 이렇게 강연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스스로 이끌어나가는 인생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시기에 브런치를 만났고, 제 인생이 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어요. 처음에는 그저 브런치를 책을 내는 수단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데도,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고 반응해주는 것을 보면서 이게 그냥 플랫폼만이 아니라 스스로를 브랜딩하고 1인 매체로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 모든 게 브런치에서 시작된 변화가 준 기회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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